[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도요타 리콜 사태가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미국시장 진출에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트라(KOTRA)가 최근 발간한 ‘도요타 리콜 사태의 국내 자동차부품업계 대미 수출영향분석’ 자료에 따르면 포드, GM 등이 도요타 리콜 사태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업의 한국산 자동차 부품 구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자료는 미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부품업체 20개사에 대한 설문조사와 미국 자동차산업 분야 전문가 4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미국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부품업체 20개사 가운데 도요타 사태가 매출액에 미친 영향을 묻는 질문에 65%인 13개사가 도요타 사태 후 납품 물량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포드와 GM을 비롯해 이들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1, 2차 납품업체들의 부품 주문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요타 리콜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친 올 1~2월 포드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월에 25%, 2월에는 무려 4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우리 자동차부품의 미국시장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99.2% 증가했다. 도요타 리콜 사태 전과 납품 물량에 변화가 없다고 답한 회사는 7개사였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A사 관계자는 “올 1∼3월 포드로부터의 주문 물량이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T사 관계자도 “포드로부터의 물량이 증가하면서 가장 큰 바이어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요타 리콜 사태가 자동차 부품 시장에 새로운 품질 경쟁 시대를 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이를 대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미시간대 교수이자 ‘도요타 웨이(The Toyota Way)' 저자인 제프리 라이커(Jeffrey K. Liker) 교수는 “도요타 사태로 품질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부품 가격 인하압력은 감소하는 반면, 부품 품질 관리 요건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문에 응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품질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답했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납품처를 다각화하겠다는 답변도 나왔다.

권오석 코트라 지역조사처장은 “도요타 리콜 사태로 한국 자동차 부품의 대미 시장 진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새롭게 다가오는 품질 경쟁시대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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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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