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6일 최근 잇따르고 있는 교장·교육감 비리 문제와 관련 "사회제도상 교육감이 선거로 되면서 그런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를 열어 "요즘 국민 실망하는 것은 교육비리 문제다. 신문에 날 때마다 교장 문제이고, 전부 교육감에게 돈을 얼마주고 했다 뭐 이런 것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그런 교육비리가 있고 학부모와 학교 관계에서 그런 것을 비리로 생각하지 않고 통상적 일로 인식하는 게 더 큰 병이다"면서 "1년에 몇 십 만원 이런 게 학교 측에서는 그게 뭐 그리 큰 비리냐고 하지만 그게 수년간 모이면 억대가 되고 10억이 된다. 이런 게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다보니 모든 선생들이 전부 비리 저지르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내가 생각할 때 훌륭한 선생님들도 많다. 열성으로 학생 잘 가르치려는 선생들도 많다. 소수의 비리선생님 때문에 전체 선생님들이 모두 잘못된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게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교육부가 정책을 세우는데 있어서도 교사평가로 떨어지는 사람은 연수도 보내고 하는데, 잘하는 선생님에 대한 인센티브는 없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회적 지탄을 받는 선생님도 있지만 그건 소수고, 훌륭한 선생님들도 많다"며 "그들에 대한 평가를 올바르게 해주고, 좋은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대로 평가해주고, 그에 맞는 인센티브를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초·중·고 교사들이 학생 가르치는 일 외에 잡무가 너무 많다는 말을 한다. 잡무 비중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면서 "요즘 같으면 그런 사무적인 일을 보조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서 배치해서 선생님들은 그런 통상적 일에서 벗어나서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그래야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고, 선생님들도 그런 잡무 벗어날 수 있다. 요즘은 선생님들이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교사들의 잡무가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작업 이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날 발언은 질 높은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중요한 방향을 밝힌 차원이었다"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자문회의 참석자들에게 "좋은 선생님들을 평가하고 인센티브는 어떻게 할지, 학교에서 잡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오늘 평가해서 교과부와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며 "형식적인 회의가 되지 않고, 위원들이 때로는 밤을 새워서 토론해서라도 좋은 결론을 정부에 제시해 주시면 좋겠다. 교육을 제자리에 앉히는, 시대에 맞는 교육을 하도록 하는 그런 소명의식을 갖고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입학사정관제와 관련 "학교현장과 학부모들 사이에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혼란스러움이 있는 것 같다.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공통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그런 공통기준 바탕위에 대학별로 특성을 살린 별도 기준이 제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대학들이 특성있게 인재를 뽑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며 "또 학부모들은 정말 공정하게 평가될까에 대해서 걱정이 많다.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는 물론 학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대학 들의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아직 이해를 못하는 분들이 있고, 학교 현장에서도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지적을 한 것"이라며 "입학사정관제 공통기준은 대교협에서 평가요소와 평가절차 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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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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