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중혼적 사실혼' 관계인 사람은 보험상품의 부부한정특별약관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중혼적 사실혼 관계란 법률상 배우자를 둔 채 제3자와 맺은 사실혼 관계를 일컫는다.

대법원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롯데손해보험주식회사(이하 롯데손보)가 중혼적 사실혼 관계인 A(여)씨와 B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하급심으로 내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실혼이란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사회 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 실체가 있는 경우라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법률상 혼인을 한 부부가 별거중인 상태에서 그 다른 한 쪽이 제3자와 실질적인 부부생활을 하는 경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혼으로 인정해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혼적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가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보험사의 명시ㆍ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다"라며 "부부특약에 관한 명시ㆍ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봐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법률상 배우자와 별거하면서 B씨와 사실상의 부부관계를 맺고 지내던 A씨는 2008년 2월 롯데손보와 부부특약이 포함된 자동차종합보험 계약을 맺었고, B씨는 같은 해 5월 A씨 차를 몰다가 다른 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A씨와 B씨는 롯데손보에 부부특약 조항을 적용해 보험료를 지급해줄 것을 요구했고, 롯데손보는 "B씨가 A씨의 '사실혼 배우자' 범위에 들지 않는다"며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음을 확인하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롯데손보가 보험 계약 당시 부부특약 보상 범위에 포함되는 사실혼 배우자의 개념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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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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