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이석채 KT회장이 경쟁 통신사와 삼성전자에 대해 할말을 했다. KT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단호히 정면 돌파하겠다는 경영의지로 해석된다.


이석채 회장은 22일 무역협회 초청 조찬 강연회 강연과 정보통신의날 행사이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스마트폰 보조금 지급, 초당요금제 등 최근 KT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우선 이 회장은 스마트폰 보조금 지급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였다. 최근 방통위와 SK텔레콤 LG텔레콤은 마케팅 보조금 제한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며 스마트폰을 포함시키면 안된다는 KT와 반목을 빚고 있다.

그는 "아이폰에는 보조금이 없다"고 단언했다. 고액의 정액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요금에 보조금이 포함된 성격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2년 약정으로 9만5000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해도, KT에 130만원이 남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경쟁사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회장은 초당요금제 도입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KT는 국가의 미래 이익, 국민의 이익을 접목하고 있다. 방통위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경쟁사들은 그들의 길이 있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보조금은 물론 경쟁사들이 도입했거나 도입 예정인 초당요금제도입 압력에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삼성이 아이폰을 도입한 KT에 단말기 공급을 꺼리면서 스마트폰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공식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가 개발해 KT에서 판매되는 쇼옴니아를 홍길동에 비유했다.

이 회장은 강연 도중 "쇼옴니아는 홍길동이다. 쇼옴니아는 3G, 와이파이, 와이브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획기적 제품이지만 삼성이 작게 광고하면서 SK텔레콤이 옴니아2를 잘 팔았다"고 지적했다. 삼성이 쇼옴니아를 버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지만 비즈니스에 감정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며 삼성의 태도에 대해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석채 회장이 이처럼 강한 어조로 경쟁사와 단말기 공급사인 삼성전자를 비난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 회장은 아이폰을 도입해 꽉 막혀 있던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물꼬를 트며 스마트폰을 국내에 도입한 선구자다. 아이폰이 출시된 후 정부는 물론 경쟁사와 사회 전반에 걸쳐 문화적 충격이 확산됐다. 정부는 무선인터넷 정책을 다시 짜야 했고 경쟁사들은 스마트폰 열풍에 뒤늦게 동참했다.

하지만 최근 KT들 둘러싼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아이폰 출시에 따른 부메랑인 셈이다. 경쟁사들은 스마트폰에서 앞서가려는 KT를 견제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정부가 스마트폰 확대를 공언한 가운데서도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KT의 스마트폰 확대를 우려해 스마트폰 보조금 지급을 제한하자는 입장이다. 국회와 정부는 KT에 초당요금제 도입을 통한 요금 인하 압력을 가하고 있다. 아이폰 출시 이후 KT와 관계가 소원해진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 공급에 있어 KT를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위피 문제, KTF와의 합병, 아이폰 도입 등 과거 정권에서 불가능했던 일들이 현정부 들어 처리된 것과 관련 방통위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방통위와는 대립각을 세우지 않기 않으려는 제스쳐인 셈이다.

'뚝심'의 이석채 회장이 이번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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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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