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액화석유가스(LPG) 업계에 담합 관련 최종 의결서를 5개월 만에 발송한 가운데 리니언시(Leniencyㆍ자진신고자 감면제) 혜택을 본 SK가스가 법적 대응을 밝힌 것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30일 LPG 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29일까지 과징금 납부 명령을 받은 LPG 공급사 5곳(SK에너지 제외)이 법률 전문가 조언 아래 의결서를 면밀히 검토,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공정위의 이의 신청 단계를 거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결국 소송을 통해 결백을 증명하겠다는 게 과징금 '폭탄'을 맞은 LPG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SK에너지와 SK가스가 리니언시로 각각 100%, 50% 과징금 감면 조치를 받으면서 사실상 가장 많은 금액인 1893억8700만원의 과징금을 납부해야 하는 E1은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우선 낼 계획이다.

E1 관계자는 "책 한권 분량에 달하는 의결서를 검토하는 것만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것"이라며 "현재 법무법인 선정 단계로 내부 계획상으로는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소송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1이 내야 하는 과징금은 지난 연말 자기자본 대비 35.62%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세배 가까운 규모이기도 하다.

SK가스는 과징금으로 993억6800만원을 물어야 한다. 리니언시를 통해 50% 감면을 받기 전 과징금은 1987억원으로 6곳 중에 가장 많았다. SK에너지와 SK가스는 '담합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리니언시로 1, 2순위 인정을 받으면서 감면 혜택을 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SK가스가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업계에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한 LPG 업계 관계자는 "SK가스가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것은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며 "담합을 인정해 리니언시 혜택을 받았으니 타 업체와 비슷한 내용의 소송은 아닐 것인데 그렇다면 과징금을 깎아달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최장 5년을 감수하더라도 소송을 통해 담합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낼 것"이라며 "SK가스 측이 문제 제기를 할 수는 있지만 업계 입장과 엇박자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토로했다.

SK그룹과 SK가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시를 통해 밝힌 법적 대응이란 표현은 으레적인 것으로 소송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의결서 검토가 끝난 이후 결정될 것"이라며 "소송을 하지 않는 방향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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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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