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국내 건설엔지니어링 업계가 해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 건설시장 불경기, 포화된 공공발주물량은 시공업계 이상으로 엔지니어링 업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상황에서나마 이를 대비해 해외로 역량을 뻗치고 있는 국내 건설 엔지니어링 회사들이 있다.

아시아경제신문은 CM(건설사업관리)용역, 토목설계, 건축설계 분야에서 손꼽히고 있는 한미파슨스, 동명기술공단, 희림 등 업체들을 찾아 국내 건설 엔지니어링의 현황과 비전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올해는 한달의 반은 해외서, 나머지는 국내에서 일하고 있는것 같다. 그동안 동명이 독자적으로 개척한 시장창출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렇게 시작한 해외사업이 이제 겨우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하는 정도의 수준에 다달았다. 사실 아직 아기 걸음마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감은 어느 정도 잡은 것 같다"

토목설계분야 업계에서 올 상반기 가장 바쁜 행보를 보였을 것 같은 최고경영자(CEO). 전영수 동명기술공단 회장(사진)을 만났다.

해외 실적이 전무했던 동명에서 지난 2005년 4월 근무를 시작한 전 회장은 그동안 해외사업수주에 노력했던 과정들을 이같이 회고했다. 지난 2008년과 2009년 두해동안 해외부문이 동명의 전체 수주고에서 차지한 비율은 30%정도였다. 전 회장은 "올해부터는 힘들더라도 전체 수주고의 절반이상을 해외시장에서 수주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명은 이미 진출한 과테말라, 알제리, 방글라데시 등 국가들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시장창출에 전력을 쏟고 있다. 신규진출국가로 UAE 아부다비시청에서 발주한 도시현대화 재정사업 2개 프로젝트를 수주해 과업을 진행 중에 있다. 아부다비 시내 입체교차로 개선사업 설계와 투명 방음벽 설치 설계를 맡았다.

더불어 중앙아프리카철도건설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글로벌 인프라펀드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간선도로현대화사업 타당성조사 등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것으로 전 회장은 예상하고 있었다.

전 회장이 지난 2월 20일 콩고에 홍보차 갔을때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다. 계획했던 체류 마지막 날까지 발주처의 확실한 입장을 못듣게 돼 해당 장관에게 "최종결정자와 간선도로사업 관련해 이야기 나누고 싶다"고 배수진을 쳤다고 한다. 체류기간은 연장됐고, 결국 전 회장은 그 나라 대통령과 직접 만나 광물협상 등에 대한 협의를 진전시켰다.

그는 "카타르 신도시설계와 방글라데시 고가도로건설설계 사업에서도 조만간 새로운 좋은 소식을 전해오지 않겠는가"라고 기대했다.

동명이 수행하고 있는 가장 큰 대단위사업은 리비아의 고속철도 감리사업이다. 기존 진행했던 470km 고속철도 사업에서 추가 구간사업(연장 180km)이 확정돼 추가계약이 상반기 중에는 마무리될 전망이다. 만약 동명이 이번 2차구간도 수주하게 되면 감리비용만 550억원 규모로, 2차는 이중 120억원에 상당한다.

해외시장개척 환경개선을 정부에서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길 바라는 당부도 이어졌다. 전 회장은 "사업 수주부터 마지막까지 그 절차는 각 국가마다 다르다. 특히 정부가 나서서 케이스스터디(case study)를 통해 실무경험과 이론 등을 쌓아 기업들에 제시하는 것도 크게 힘이 될것이다. 특히 엔지니어링은 공사비의 2~5%에 불과하지만, 선진국의 경우 10%까지 그 가치를 인정해준다. 고부가가치 산업 키우자는 말뿐 기술수준은 아직 떨어지는데 이런 상황에 대한 공감대 형성도 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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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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