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나이가 들수록 젊어 보이길 갈망하고,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스키니한 글래머가 되기를 꿈꾼다."

서로 상반돼 양립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가치들이 공존하는 현상이 앞으로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모레퍼시픽(대표 서경배)은 26일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한 '2011년 소비자 트렌드 전망'을 발표하며 이같은 경향을 '비대칭 테칼코마니' 현상이라고 명명했다.

상반된 가치들은 함께 존재하기 어려운 속성을 지녔지만 각각의 장점 또한 내포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어느 한쪽의 장점을 선택하기보다 양쪽의 장점을 모두 가지려고 하는 경향이 짙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우리 소비생활 전반에 걸쳐 복고 요소와 최첨단 요소가 함께 섞이고, 인위적인 면과 자연스러움이 어울리는 등의 현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모순성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요즘 소비자들은 사회적 의식이 강하지만 동시에 자기의 소비 욕망을 포기할 수 없고, 전통적인 것을 이어받지만 신상을 쫓고, 자연주의를 선호하면서도 첨단기술을 활용하고, 공들여 꾸미지 않은 듯 치장하는 선호하는 것이 대표적인 현상이다.

상품에도 이러한 경향이 반영돼, 명품은 오히려 소박하고 자연스러워 보이려하고 모조품은 진품처럼 보이기 위해 화려함을 강조하게 된다.

또 화장품의 경우 스킨케어 제품은 메이크업 제품의 기능성을 담으려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메이크업 제품의 경우도 스킨케어 제품의 영역을 포함하려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앞으로 스킨케어 제품과 메이크업 제품을 구분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번에 분석 예측한 내용들을 앞으로 출시할 제품의 기획 및 연구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아모레퍼시픽이 분석한 2011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는 소비자 트렌드이다.

◆ Ironic Identity - 다른 나를 찾아 나서다
소비자들의 소비 욕망은 커지는데 강조되는 사회적 역할과 책임 역시 적지 않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이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보인다.

◆ Contemporary Classic - 고전, 신상이 되다
2011년에는 단순히 과거의 것을 차용하는 것이 아니고, 전통을 이어받았지만 심각하고 진지한 계승이 아니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전통은 대중과 멀리 있는 것이 아닌 곁에서 팝(pop)한 트렌드를 형성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 Artificial Nature - 과학과의 조우
자연주의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경향을 띨 것이다. 트렌드 학자들은 이를 신자연주의(neo-naturalism)라고 부른다. 건강하고 편안한 느낌 속에서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는 무(無), 혹은 선(禪, zen)으로의 지향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자연을 극복하고자 했던 근대 기술이 끝에 다다라 다시 자연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현상이 활발히 진행될 것이다.

◆ Undone by Done - 한 듯, 안한 듯
2011년 소비자들은 기본에 충실하지만 그 안에서 무언가 새롭고 독특함이 있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이제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예쁘고, 멋있어 보이는 것이 아닌 원래 그랬던 것처럼 공들여 꾸민 티가 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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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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