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아시아경제 고재완 기자] 예전의 조여정이 아니다. 배우 조여정은 영화 '방자전'(감독 김대우·제작 바른손, 시오필름)을 통해 새로운 배우로 재탄생했다. 기존 착하고 순수한 이미지는 '방자전'의 춘향을 통해 당차고 자기 주장 강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당당한 춘향의 모습 그리고파"

조여정은 3일 개봉하는 영화 '방자전'에서 춘향 역을 맡았다. 공개된 '방자전'에 등장한 춘향은 한 남자를 위해 희생하는 지고지순한 고전 속 춘향이 아니었다.

방자(김주혁 분)와 당차게 사랑을 나누고 이몽룡(류승범 분)을 이용해 신분상승도 꿈꾸는 조선시대 속 깨인 여성이다. 이 역할을 위해 조여정은 과감한 베드신도 시도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무조건 하고 싶었어요. 이런 역할, 여배우들이 굉장히 하고 싶어하는 캐릭터거든요," 그래도 농도 짙은 베드신은 부담이 됐을 수도 있다. "부담이요? 전혀요. 대본을 봤다면 그런 것이 있을 수 없죠. 방자와 춘향은 드러내지 못하는 사랑을 하기 때문에 사랑신이 없으면 내용의 개연성이 없어져버리거든요."

그래서 춘향에 대한 조여정의 애정은 대단한다. "착한 이미지는 이제 재미없잖아요. 팜므파탈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사실은 자신을 표현하는데 적극적인거죠. 그래서 나쁘다는 잣대를 무조건 댈 수는 없는 여자예요.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이나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고 평가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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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으로 새로운 조여정 보여줄 터"

조여정이 '방자전'을 선택한 데는 이미지 변신에 대한 욕구가 컸다. "정말 망가지는 역할도 해보고 싶었고 여러가지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는데 그런 저의 면을 관계자분들도 잘 못 봐 주시더라고요. 그런데 김대우 감독님과 얘기할 때는, 길게 이야기한 것도 아닌데 '방자전' 안에서 새로운 춘향이라는 인물을 봤어요. 그래서 놓칠 수 없었죠."

촬영할 때도 조여정은 방자, 이몽룡 사이에서 제대로 된 춘향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방자전' 속 춘향은 누구에게 지지 않을 것 같은 사람으로 보였어요. 저도 그런 면이 있거든요. 배우로서나 인간으로서도요."

하지만 힘든 점도 있었다. "솔직히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베드신이 아니라 포스터 촬영을 할 때였어요. 민화에 나오는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하는데 몸이 마네킹처럼 굳어있어야 해서 힘들더라고요. 특히 공개는 안됐는데, 이몽룡에게 업힌 상태로 방자의 손을 잡고 있는 촬영도 있었거든요. 정말 장난이 아니었어요. 몽룡도 한복을 입고 저도 한복을 입고 있었는데 저는 또 모시적삼이라 계속 미끄러지더라고요. 몽룡 씨도 정말 힘들어서 땀을 뻘뻘 흘렸어요."

그래서 조여정은 이번 '방자전'의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이번에는 너무 무게를 많이 실으려고 하지 않았고 맡은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생각으로 했어요. 딴 생각을 많이 하면 연기가 잘 안되거든요. 정작 일할 때는 부담을 잘 안갖는 편이에요."

조여정은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에서 공연예술학을 전공하고 있기도 하다. "솔직히 대학 때 이론적으로 배운 것을 많이 잊어버렸어요. 현장경험을 하면서 대학원에 가니까 더 이해가 빠르고 잘 되더라고요. 나중에는 교수직까지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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