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수(필명 똘레랑스) 現 증권교육방송 스탁스토리 증권전문가

필자가 군에서 4.2“ 박격포 소대장을 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사격장에서 포탄 실사격을 하던 중 갑자기 불발이 되었다. 포구 안에는 엄청난 살상반경을 자랑하는 고폭탄이 들어가서 발사가 되지 않았고 주변의 모든 장병들은 신속하게 엎드리거나 참호 속으로 급히 대피했다. 내가 책임자인데 이 상황을 어떻게 할 것인가.

모두가 나만 바라보는데 나도 같이 고개를 땅에 쳐 박고 엎드려서 멀뚱거린다면 날 뭘로 볼까. 목숨이 문제가 아니었다. 정신을 차려 교범에서 배웠던 처리절차를 떠올렸고 내가 먼저 나서니 소대원들도 일어나서 도왔다. 다행스럽게 재발사에 성공했고 위기 상황을 힘을 합해 잘 수습한 덕에 그 후로는 어떤 힘든 일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원칙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주가가 유럽권의 재정위기 등으로 폭락했던 5월 마지막 주 화요일. 장 마감 후 한숨 돌리며 쉬고 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 누굴까 싶어 받았더니 그때 그 사람이었다. 언제나 주가가 폭락 했을 때만 전화를 하는 그 분. 좋은 일로는 결코 전화하지 않는 그 분이 이번엔 정말 죽고 싶단다. 아내 몰래 주식으로 손실 본 금액만 지금까지 1억 2천이 넘는데 또 주가가 폭락해서 정말 어찌할 방법이 없다며 이제 울먹이기까지 한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평가손실이 얼마나 돼요?“ 라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그게...오늘 폭락 하길래 다 팔아버렸는데요.” 정말 미스테리한 일이다. 고점에 다다르면 참지 못하고 빚을 내서 실적도 엉망인 테마주에 몰빵하고, 악재가 흡수되며 주가에 반영되고 반등시점에 가까워지면 견디다 못해 전부 팔아버린다. 이런 개인투자자들의 투매가 나오며 장대 음봉이 그려지는 때는 대부분 주가하락의 마지막 단계다. 정보와 판단력은 물론 원칙도 없고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믿음이 없으니 실체를 보지 못하고 허상에만 휘둘리는 꼴이다.

그까짓 재정위기가 가면 얼마나 가고 우리 기업의 실적에 무슨 대단한 영향을 미치겠는가. 그리스나 스페인과 같은 유럽권의 재정문제야 이미 몇 달 전부터 계속 불거진 문제다. 이미 지독한 금융위기를 수습하며 맷집을 키워온 각국 정부가 이 정도도 대처하지 못할까. 설사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지고 스페인의 신용등급이 또 다시 하락하더라도 그것은 진즉 우열반을 편성하지 않고 공부 잘하는 애나 문제아나 같은 반에 억지로 구겨 넣은 유로 단일통화체제 자체의 문제점에서 불거진 것일 뿐이다. 결국 매크로 대 매크로, 경제권과 경제권의 제로섬 게임으로 향하게 될 것이니 우리로써는 크게 손해 볼 게 없는 장사고 오히려 득볼 일도 많을 것이다. 유럽이 저 지경이니 갈 곳 잃은 외인 자금들이 결국 펀더멘탈이 튼튼한 우리 기업의 주식이나 국채를 꾸준히 사고 있지 않은가. 시장의 충격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 발생하는 것이지 이미 알고 있고 예측 가능한 사건으로 과민 반응이 나온다면 그것은 오히려 기회가 된다.

에디슨이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67세. 그는 10여년 동안이나 니켈, 철 건전지를 연구하는데 많은 돈을 쏟아 부은 탓에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았다. 그나마 공장에서 나오는 수입이 없었으면 그의 실험은 벌써 중단되었을 터였다. 그런데 어느날 저녁 공장에 갑자기 불이 나 모두 타버리고 말았다. 얼굴이 사색이 된 그 아들이 에디슨과 마주쳤을 때 그는 오히려 신나게 얘기했다. “네 어머니 어디 있냐? 빨리 와서 이 불을 보라고 해라. 이런 불구경은 백 년에 한 번 볼까 말까한 것이야.” 불을 끄고 난 뒤에 에디슨은 직원들을 모두 불러 모아 말했다. “여러분, 다시 공장을 지읍시다.”

성공한 사람들은 학벌이 좋고 얼굴이 잘 생겨서가 아니라 실패 앞에 좌절하지 않았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태생적으로 돈이 엄청나게 많은 재벌 대기업이라도 한 순간에 망하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성공은 실패의 끝에 있고 실패는 성공의 앞에 있을 뿐이다. 주식투자에서 손실이 두려운가? 수익과 손실도 겨우 종이 한 장 차이다. 설령 어떤 이유로든 손실을 봤어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원칙을 지키려 노력하며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굳게 지켜나가면 오래지 않아 좋은 결과를 보게 된다.

지금 실패했다고 생각하는가. 스스로 자신이 실패한 삶이라고 좌절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재빨리 일어나라. 그리고 하던 일을 계속하자. 성공은 다시 일어서는 사람만의 특권이다.

-장민수(필명 똘레랑스) 現 증권교육방송 스탁스토리 증권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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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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