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외국인이 국내에서 근로계약을 맺고 일을 하다 숨진 경우라도 계약이 끝난 뒤 국내에 정착하지 않고 본국으로 돌아가려했다면 본국에서의 수입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부(한범수 부장판사)는 교통사고로 숨진 미국인 A씨 여동생이 삼성화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삼성화재는 A씨 여동생에게 8억6880만여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미혼인 상태로 주소지도 미국 내에 유지하고 있고, 2008년 7월까지 기간을 정해 근로계약을 맺은 것 이외에는 달리 대한민국에 계속해 정착하려 했다고 인정할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근로계약 종료 후 곧바로 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B학교와 맺은 계약이 끝나는 2008년 7월31일까지는 A씨의 국내 소득 월 300만원을 기준으로 하고, 계약기간 종료일 다음날부터는 A씨가 미국에서 얻었을 것으로 인정되는 소득 월 4578달러를 기준으로 손해배상금을 계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은 A씨는 2005년 8월부터 서울 B학교와 근로계약을 맺어 일 해왔고, 2007년 12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신호를 위반한 마을버스와 정면 충돌해 뇌출혈로 숨졌다. A씨 여동생은 이듬해 11월 사고가 난 마을버스와 보험계약을 맺은 삼성화재를 상대로 손해배상금 9억9000여만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1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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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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