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용희 강경록 기자]MBC 월화드라마 1위 '동이'가 답보 상태다. 벌써 4개월째 시청률 30%고지를 못밟고 있다. 6일 방송에서는 숙종(지진희)와 동이(한효주)의 '합방'신을 내세워 대망의 30%고지를 뛰어넘으려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첫 방송 이후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올라설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진척이 없는 MBC 월화드라마 '동이'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대장금' 위인형 캐릭터, '동이' 신데렐라형 캐릭터
'동이' 스토리 전개와 주인공 캐릭터는 이병훈 감독의 대표적 한류 드라마 '대장금'과 많이 닮아있다. 갖은 고난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대장금'은 결국 인간 승리를 이끌어 내며 훈훈한 감동과 러브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어떻게 보면 '대장금'의 캐릭터는 '성인(聖人)'의 모습에 가깝다. 하지만 '대장금'과 '동이'의 느낌은 같은 듯 하면서 결정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다.

'대장금'은 위기를 스스로 헤쳐 나오는 전형적인 '위인'형 캐릭터다. 간혹 타인의 힘을 빌어 위기에서 벗어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위기를 자신의 힘으로 이겨 내며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다.

'동이' 또한 비범한 여인이다. 남들보다 뛰어난 기지와 노력을 통해 스스로를 극복해 나간다. 하지만 '동이'는 '대장금'에 비해 결정적으로 자신의 힘보다 타인의 힘에 의해 더 자주 위기를 헤쳐 나간다는 것에 있다. 동화 '신데렐라'를 보는 느낌이다.

결국, 시청자들은 '동이'를 스스로 극복해 가는 강한 여자 '동이'가 아닌, 우연과 구원의 손길이 필요한 약한 여자 '동이'로 보여지기 때문에 약간의 '거부감'(?)을 보일수도 있다.

[사진제공=MBC]

월드컵 악재와 경쟁 드라마의 선전
'동이'가 시청률 30%를 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외적 요인 때문이다.
'동이'는 '대장금' 이후 이병훈 감독의 또 하나의 역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지난 3월 첫 방송을 탔다.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20%를 무난히 넘겼다. 이후 많은 전문가들은 30%를 무난히 넘길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동이'도 '월드컵'만큼은 피해가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이 한국팀의 경기를 모두 빗겨나갔다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도 1위 드라마로서의 위용은 계속 뽐내고 있었던 것. 하지만 월드컵의 여파는 '동이'를 시청률 답보 상태로 이끌었다. 축구팬들에게 시청률을 빼앗긴 것이다.

월드컵이 사실상 마감한 이 시점에서 '동이'는 다시 한번 반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동이'는 5, 6일 방송분에서 숙종과 동이가 사랑의 결실을 맺는 '합방'장면을 내세우며 시청률 30% 고지에 도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인 숙종과 동이의 합방장면에서 시청자들은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는 선택을 했다. 보던 사람이 계속 본 것이다.

또한 타 방송사 경쟁드라마가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가 6일 방송에서 14.8%를 기록(AGB닐슨 미디어리서치 시청률 집계), 전회보다 0.5%소폭 상승했고 5일 첫 방송된 KBS 납량미니시리즈 '구미호여우누이뎐'이 첫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1회 7.3%, 2회 6일 방송은 7.4%로 소폭상승하며 예상외 호성적을 거뒀다.

'동이' 또한 6일 방송분이 소폭 상승해 27.5%를 기록해 했다. 월화드라마 최강자다운 시청률이다. 하지만 30%에는 못미쳤다. 따라서 아직은 '국민드라마' 반열에 오르기에는 2%부족함이 엿보인다.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앞으로 '동이'가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시청자들의 반응도 달라질 것이다. 이병훈 감독의 연출력과 힘, 주인공인 지진희와 한효주의 열연, 조연들의 맛깔나는 연기 등은 드라마 '동이'가 시청률 30%를 충분히 넘길 수 있는 드라마임을 보여주고 있다. '동이'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강경록 기자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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