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문소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추가 집값 하락 우려가 높아졌다.

금리 인상폭이 크지 않아 당장 대출 투자자들이 받는 타격은 크지 않겠지만 집값 하락기에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점 자체가 투자 심리의 급격한 위축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보유자의 경우 금리 상승은 '금융비용의 증가→투자수익률 하락→부동산 보유 메리트 하락'으로 이어진다.

특히 대출 투자자들의 경우 금리 인상이 압박으로 연결된다면 급매물을 출회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추가적인 집값 하락을 의미하는 셈.

예비 수요자에게도 금리상승 카드는 신규 진입을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금리상승에 따름 대출이자 증가로 예상되는 투자수익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다른 변수가 고정돼 있다는 전제하에서 금리는 부동산 투자 수익률과는 반비례 관계"라며 "주택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만큼 금리 상승은 주택시장의 하강압력을 더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도 "시장이 회복이 않은 상태에서 금리인상을 했기 때문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금리인상 후 급매물이 많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내 집 마련은 올 4분기쯤으로 늦추는 게 좋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여파로 가장 타격을 받는 상품은 투자재 성격이 강한 상품이다.

이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투자처는 재건축아파트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으로 대출이 제한되는 데다 이자 비용마저 증가해 수요가 확실히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소장은 "실수요 상품보다는 투자재 성격이 강한 상품일수록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출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불황기 틈새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성 상품의 전망도 어둡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 부담이 바로 늘었지만 투자자들이 월 임대료 인상 등으로 바로 전이할 수 없다"며 "금리인하 자체는 수익감소로 연결되는 만큼 투자 심리를 쪼그라들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금리인상 악재가 예고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합수 국민은행 팀장은 "기준금리가 올랐지만 여전히 저금리 상태"라며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시장에 주는 충격의 강도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리인상 카드 후 정부가 추가적인 부동산 거래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건설사 구조조정 이후 금리인상까지 나왔다"며 "부동산 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추가적으로 시장완화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규제완화책이 나온다면 금리인상은 별 영향을 끼치지 않고 시장회복으로 돌아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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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
문소정 기자 mo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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