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유럽 은행권이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채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2일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주 유럽 은행권 채권 발행 규모가 184억유로로, 전주 48억유로보다 약 4배가량 증가했다. 이는 지난 4월 중순 이후 최고 수준으로, 특히 장기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은행권은 다른 어느 산업군 보다도 유럽 재정적자 위기로 인한 타격을 극심하게 받았다. 특히 지난 두 달간 신규 대출이 거의 전무할 정도로 극심한 신용경색이 나타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도 일부 최고 등급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은행권은 채권 발행에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이 같은 분위기 역시 최근 채권 발행 급증을 부추긴 한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5~6월은 채권 발행 성수기로, 은행권은 6월말까지 일 년 발행 채권의 약 3분의2 가량을 발행한다. 그러나 올해 이 기간 동안 채권시장이 사실상 마비상태였던 만큼 은행권이 밀린 채권 발행에 앞다퉈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

여기에 스페인이 지난 6일(현지시간) 진행한 60억유로 규모의 10년물 국채 입찰에 140억유로의 자금이 몰리면서 은행권은 크게 자신감을 회복한 모습이다.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가 강화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지난주 은행들은 특히 5년물과 10년물 채권 발행에 집중했다. 만기가 길지만 단기채에 비해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보뱅크는 10억유로 규모의 15년물 채권을 발행했으며, HSBC는 15억유로 규모의 10년물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바클레이스는 15억유로, 인테사 상파울로는 12억5000만유로의 채권을 발행했다. BNP파리바와 UBS, RBS 역시 각각 10억유로, 17억5000만유로, 12억5000만유로의 5년물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마일레스 클라크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 신디케이트론 부문 대표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은행권의 채권 발행이 봇물을 이루는 모습"이라면서 "지난주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향후 은행권의 채권 발행이 꼬리를 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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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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