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애플이 아이폰4의 수신불량 논란과 관련 업계 공통의 문제라며 '물귀신 작전'을 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전략폰 갤럭시S를 전세계 출시한 마당에 애플의 '안테나 게이트'는 스마트폰분야에서 전세를 뒤집을 호재가 분명하다. 하지만 애플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최대 고객사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이용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애플 스티브잡스 CEO는 지난 16일 스마트폰의 수신불량 문제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노키아와 모토로라, RIM, HTC와 함께 삼성전자를 거론한 바 있다.

이에 경쟁사들은 즉각 반발하며 애플의 행태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한바 있으나 유독 삼성만은 애플에 대한 즉각적인 반격을 자제해 관심을 모아왔다.

삼성은 19일에야 보도자료를 통해 "옴니아Ⅱ의 수신 기능에 불만을 제기하는 어떠한 의미 있는 고객 의견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만 밝혔다. 또 "수년간 고급 휴대전화를 디자인해온 경험에 근거해 삼성의 휴대전화에는 어떤 방식으로 쥐더라도 수신 감도를 극대화하는 내부 안테나 디자인 기술이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세계 2위 휴대폰 제조사이니 만큼 이같은 애플의 언급이 자칫 품질이슈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고심끝에 입장을 내놓은 것이지만, 애플을 직접 거론해 자극하기보다는 자사 입장만 담담하게 밝힌 것이다. 그만큼 경쟁사의 치졸한 공세에도 직접 대응하지 못하는 복잡한 속사정이 읽힌다.

앞서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과 신종균 무선사업부장 등 최고 경영진은 애플을 포함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대해 "경쟁사이지만 현재와 미래의 고객사이기도 하다"며 공식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삼성은 휴대폰과 가전 제조사이기에 앞서 반도체와 칩셋,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분야에서 세계 최대 기업인만큼 앞으로도 이같은 애매모호한 상황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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