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이 매각이 확정되면서 지방은행 재편에 대한 각종 시나리오들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는 이들의 새로운 주인이 인수가격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최대 화두는 총자산 26조4000억원 규모의 경남은행을 누가 인수하느냐다. 경남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고 등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600억원의 순익을 올린 이른바 알짜 은행이다.

이미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인수를 놓고 한 판 라이벌전을 벌일 태세다. 두 은행 가운데 한 곳이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총자산 60조원의 대형지방은행이 탄생,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는 형국이다.

부산은행은 지역 민심 등을 고려해 경남은행과의 '합병'대신 '1지주 2은행'체제로 가겠다는 생각이다. 경남은행 인수에 필요한 자금마련을 위해 전환우선주와 상환우선주를 발행할 수 있도록 정관을 바꾸고 주발행 및 재무적투자자(FI) 모집 등에 나섰다.

대구은행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투자처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 고위 관계자는 "경남은행의 독립성을 인정해주면서 향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공동지주사를 설립할 계획"이라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만 한다면 자금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지역 상공인들을 중심으로 경남은행을 인수하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실현 가능성의 낮다고 보고 있다.

광주은행은 이렇다할 인수희망자가 나오고 있지 않은 가운데 오래전 부터 광주은행 인수를 준비해온 광주·전남지역 4개 상공회의소가 눈에 띈다.

이들은 광주은행의 가치를 1조7000억 원, 경영권 인수에 필요한 최소 필요자금이 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자금 마련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여건으로 볼 때 지역 경제내에서 인수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며 회의적이지만 이들은 "구체적인 액수가 산출되면 그 때 확실히 나서겠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같은 호남권의 전북은행도 광주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전북은행 고위 관계자는 "같은 지역권으로서 관심을 안가질 수 없다"며 "지역민들의 인식 전환 속도 등에 따라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인수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인수가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수가격이 예상보다 너무 높을 경우 시너지효과보다 자금조달 부담이 더 커져 인수주체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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