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왼쪽)와 스티브 스트리커(가운데), 어니 엘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다시 한 번 명예회복을 위해 코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특히 자신이 무려 일곱 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던 '텃밭'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총상금 850만 달러)이다. 이번 대회 역시 지난해 우승에 이어 '타이틀방어'다. 우즈가 5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골프장남코스(파70ㆍ7400야드)에서 개막하는 이번 대회에 남다른 기대를 걸고 있는 까닭이다.

우즈로서는 일단 시즌 첫 승이 절박하다. 지난해 11월 '섹스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4월 마스터스를 통해 연착륙에 성공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가 없다. 5월 퀘일할로챔피언십에서는 오히려 '컷 오프'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스윙코치 행크 헤이니와의 결별에 이어 아내 엘린 노르데그렌과의 '이혼설' 등 여전히 악재만 쌓여 있는 상황이다.

지금이야말로 '한 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우즈는 다행히 1999년 이 대회가 창설된 이래 지금까지 7승은 물론 4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코스와 '찰떡궁합'이다. 우즈는 PGA투어에서 가장 긴 파70코스로 악명 높은 파이어스톤에서 2000년 2라운드 당시에는 9언더파 61타로 코스레코드까지 수립했다.

PGA투어 홈페이지(www.pgatour.com)에서도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해 우즈가 예년과 다른 저조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승후보 5위에 올려 놓았다. 우승후보 0순위는 아이언 샷이 정교하고 '짠물퍼팅'으로 유명한 '세계랭킹 4위'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다. 물론 세계랭킹 '톱 10'의 선수가 모두 출전해 그 누구도 우승을 장담할 수는 없다.

매 대회 우즈를 제압하고 '넘버 1'의 자리에 등극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는 '넘버 2' 필 미켈슨(미국)으로서는 또 한번의 호기다.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도 건재하다. '세계랭킹 3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도 '유럽군단'을 이끌고 대서양을 건넜다.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와 PGA투어 '2승 챔프' 저스틴 로스(잉글랜드)가 '복병'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군단'도 최경주(40)와 양용은(38) 등 '원투펀치'가 동반출전하고, 손가락 부상으로 3개월간 코스를 떠났던 재미교포 앤서니 김(25ㆍ나이키골프)이 복귀해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최경주는 '유럽원정길'에서 샷 감각을 회복했다는 게 반갑다. 양용은에게는 다음 주 '마지막 메이저' PGA챔피언십에서의 타이틀방어를 위한 '전초전'의 성격까지 더해지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