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거미손’ 이운재가 “다른 길을 가야 할 시간이 온 것 같다”며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이운재는 6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열심히 하려고 한 게 어제 같은데 벌써 이런 시간이 왔다”며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대표팀을 떠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 생활을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며 “그래서 지금 많은 기억이 떠오르는 것 같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은퇴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아쉬운 듯 잠시 고개를 숙이며 말을 멈췄다. 이내 말을 이어간 이운재는 “대표팀을 떠나야한다기보다 나의 자리가 아닌 것 같아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며 “후배들이 더 나은 기량을 선보일 거라 믿어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다른 길을 가야 할 시간이 온 것 같다”고 밝혔다.

1994년 미국과 평가전에서 처음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이운재는 16년간 A매치 131경기를 뛰었다. 국내선수 가운데 135경기에 출전한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오는 11일 나이지리아전에 나설 경우 기록은 132경기로 늘어난다.

최절정의 기량을 선보인 건 2002 한일월드컵이었다. 주전 골키퍼로 맹활약하며 대표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한편 이운재는 오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이종길 기자 leemean@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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