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한나라당은 16일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광복절 기념사에서 언급한 통일세 신설 문제와 관련, 지도부간 의견이 엇갈렸다. 대통령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부터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젠가 이룩될 통일을 위한 준비 일환으로 통일세를 검토할 때가 됐다"면서 "정부 안이 나오면 야당과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고흥길 정책위의장도 통일세와 관련,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하겠다"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거나 필요하다면 공청회를 열어 뒷받침하는 자료를 내거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준표, 서병수 최고위원은 통일세 신설 주장에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홍 최고위원은 통일세 신설과 관련, "남북협력기금이 많이 있다"면서 "통일세는 평화공동체가 정착된 후에 공격적으로 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서 최고위원도 "대통령께서 통일세에 대한 화두를 던졌는데 이 문제에 대해 실무적을 접근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면서 "왜냐하면 통일세의 성격 자체가 훗날에 대비해서 현재의 세대가 부담해야될 문제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잘못하면 국민적 합의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 최고위원은 또한 "북한이라는 상대가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다시 한 번 신중하게 접근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통일세 문제가 논의됐는데 사실 어제 경축사에서 처음으로 들었다"면서 "당과 청와대, 정부가 대통령 국정연설을 할 때 어떤 논의라도 서로 오고가야 하는데 그런 점이 없이 불쑥 나왔다는 것이 유감"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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