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원·달러 환율이 나흘째 118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환율은 좀처럼 방향성을 잡지 못한채 오락가락하는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이날도 뉴욕증시 하락과 역외 환율 상승을 빌미로 15원 이상 오름세를 구축하던 환율은 장후반에서야 주식 및 유로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상승폭을 돌이켰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40원 오른 1187.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개장 직후부터 딜미스가 두차례나 발생하는 등 혼란스러운 흐름을 나타내며 한때 1200.3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1200원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수출업체들이 네고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장후반 유로달러 환율과 코스피지수도 하락폭을 만회하면서 환율은 10원 이상 상승폭을 반납했다. 장초반 역외 매수는 장후반에는 롱스탑으로 바뀌면서 반락폭을 키웠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친 거래량은 79억9700만달러로 집계됐다. 기준환율은 1193.20원.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환율이 방향성이 거의 없고 딜러들도 뷰가 혼재돼 있는 양상"이라며 "수급에 따라 등락을 지속하고 있으며 리스크 회피는 지속되고 있는데 그렇다고 과감하게 롱을 잡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하락인 듯하나 지표가 안좋아 등락이 잦다"며 "1200원대 안착하기 위해서는 주식이 좀 더 빠져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1200원대가 가까워지면 매도 물량이 나오는 형국"이라고 언급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지표 악화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이같은 방향성 혼란을 야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심리적 불안감이 과도한 롱플레이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개장 초 증시 낙폭도 워낙 컸고, 유로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환시 불안심리를 키운 듯하다"며 "미국과 중국의 경기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의 GDP마저 시장의 예상을 크게 하회하며 시장 불안이 확대됐으나 오후 들어 증시나 아시아 환시 모두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며 서울환시 역시 상승폭 되돌리는 듯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뉴욕 증시나 지난 주말 국제 환시 흐름을 본다면 개장 초의 급등은 팩트보다는 심리적 요인에 크게 좌우된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93포인트 내린 1743.31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504억원 순매도해 4거래일째 주식을 팔고 있다.

8월만기 달러선물은 만기일을 맞은 14.20원 오른 1197.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9월만기 달러선물은 7.70원 오른 1190.4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198억원 순매도에 그쳤으나 은행은 7682계약 순매수를 나타냈다.

이날 오후 3시24분 현재 달러엔은 85.83엔으로 하락하고 있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382.7원으로 오르고 있다. 유로달러는 1.2799달러로 상승하고 있다.


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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