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중국이 채권시장 개방을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중화권을 중심으로 위안화 결제를 확대한 데 이어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7일 중국 인민은행은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은행 간 채권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은행 간 채권시장은 대부분의 국채 및 회사채가 거래되는 시장으로, 현재는 해외 투자자들의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번 시험 프로그램에 위안화 거래 정착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홍콩과 마카오 소재 은행과 해외 은행, 해외 중앙은행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은행들이 2조87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은행 간 채권거래시장에 참여하게 되는 것.

중국 인민은행이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통로를 확대하는 것은 국제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을 늘린다는 중국 정부의 계획을 위한 중요한 움직임이다.

중국 정부는 무역거래 안정을 꾀하기 위해 오랜 기간 무역에서 위안화 사용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상하이와 광둥성 소재 기업들이 홍콩과 마카오를 비롯한 일부 외국 소재 기업과 거래할 때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이를 20개성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으로 무역 거래시 위안화를 지급받은 해외 기업들의 위안화 투자 통로를 확대하면서 위안화 거래 확대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됐다. 그동안 중국의 자금 유출입에 대한 엄격한 규제로 해외 기업들은 위안화 투자처를 찾기 어려웠으나 중국 국내 채권시장에 투자할 길이 열리면서 무역 거래시 위안화 사용을 촉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벤 심프펜도퍼 중국 스트래티지스트는 “인민은행의 움직임이 크지는 않았지만 이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중요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은 위안화의 해외 유동성 기반이 넓지 않지만 이는 앞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위안화 국제화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인민은행에 따르면 위안화 거래 정착 프로그램에 따른 위안화 거래량은 올 2분기에 486억6000만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올 1분기 거래량의 2배가 넘는 규모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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