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구본무 LG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최태원 SK회장(왼쪽부터).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박수익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틱톡(TikTok)'과 '톡톡(toktok)'질에 푹 빠졌다. '틱톡'은 국내 기업 가운데 SK그룹이 가장 처음 내놓은 사내 트위터이고, 톡톡은 익명 기반의 그룹 포털이다.

최 회장은 틱톡을 통해 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즐기는 한편, 톡톡에서는 경영 전략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시행초기이지만 많은 직원들이 참여하면서 소통 경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틱톡은 최근 소통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트위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기존 트위터가 외부와 소통을 겨냥한다면 틱톡은 내부 소통을 강조하는 새로운 모델인 셈.

업계는 과거 '상명하복식'의 폐쇄적인 조직으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오너들의 소통 경영을 견인한다고 보고 있다. 이는 의사결정 구조의 정점이 '오너의 입'에서 '오너의 귀'로 이동해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도 지난 3월24일 이건희 회장 복귀 후 안팎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 그룹 공식 블로그인 '삼성이야기'를 비롯해 그룹 공식 트위터 계정인 삼성인(@samsungin)을 통해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펼쳐나가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직접 소통에 나서는 것은 아니지만 '소통을 통한 경쟁력 확보'라는 이 회장의 뜻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구본무 LG 회장은 그룹 인트라넷인 '엘지인(LGIN)'을 통해 전국 사업장을 비롯해 전 세계 270여개 해외법인 및 지사 임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구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최고경영진의 경영활동을 알리고, 계열사 사업현장에서 직접 취재한 소식을 전달하는 등 계열사간, 임직원 간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몸으로 부딪히고 같이 땀을 흘리면서 애사심을 공유하는 소통도 눈길을 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5일 문경새재 도립공원에서 수안보 리조트에 이르기까지 약 20Km 행군을 임직원 245여명과 함께 했다. 투병 중인 임직원을 돕기 위해 1년에 한번씩 마련되는 '사랑의 행진'에서 김 회장은 인턴들에게 다정하게 말을 거는 등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여름 휴가로 휴업 상태였던 트위터 소통도 다시 재개됐다. 트위터 소통의 대표 주자인 박용만 두산 회장은 지난 15일 시작된 단꿈같은 '1주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최근 다시 '재잘거림'을 시작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휴가 복귀 후 트윗질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 내 인트라넷을 통한 소통 경영도 활발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10여년 전부터 대한항공 '고객의 소리' 코너에 올라온 고객 불만 코너에 대해 일일이 직접 댓글을 달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과 양승석 현대차 사장, 서영종 사장 등도 비정기적으로 인트라넷에 편지를 띄워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정일 기자 jaylee@
박수익 기자 s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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