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희경이 LIG클래식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LPGA제공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아시안게임 한 풀었다."

아마추어선수로는 5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LIG클래식(총상금 3억원)에서 우승해 '프로킬러'의 계보에 이름을 올린 국가대표 배희경(18ㆍ남성여고3)이 "평가전 성적이 좋지 않아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일찌감치 정회원 자격을 얻게 됐다"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배희경은 29일 경기도 포천 일동레이크골프장(파72ㆍ6494야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최종 3라운드가 폭우로 취소되면서 2라운드 성적(7언더파 137타)으로 우승했다. 신지애(22ㆍ미래에셋)가 2005년 9월11일 SK엔크린인비테이셔널에서 아마추어신분으로 우승한 이후 정확하게 4년11개월18일 만이다.

전북 백제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배희경은 원래 축구를 좋아했지만 가족들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았다. 중학교 때까지는 우승이 없다가 지난해 퍼터 교체와 함께 첫 우승의 물꼬를 튼 뒤 서서히 '아마추어강자'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배희경은 "당시 반달형 퍼터를 쓰면서 퍼팅이 눈에 띠게 향상됐다"고 했다.

좋아하는 선수는 재미교포 앤서니 김이다. "공을 자유자재로 보내는 기술이 부러워 (나도) 연습장에서 아이언 샷을 할 때는 여러 구질을 시험해보곤 한다"는 배희경이다. 신세대답게 캐릭터도 독특하다. 보양식으로 보신탕을 즐겨먹고, 요즈음에는 취미로 전자 드럼을 사서 배우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은 260야드를 훌쩍 넘는 '장거리포'가 동력이 됐다. 배희경 역시 "드라이브 샷이 대부분 페어웨이를 지켜 쉽게 버디를 잡을 수 있었다"면서 "올해 KLPGA투어 시드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내년에는 정규투어를 뛰면서 장차 미국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기량을 쌓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더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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