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가 DTI규제로 집값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판교신도시에서 최고가 대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휴먼시아현대 아파트 전경.

[아시아경제 김정수 기자, 문소정 기자] 8.29부동산대책 발표에도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에 냉기류가 여전하다.

시장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일단 급매물 위주로 거래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는 의견과 위축된 심리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29일 DTI규제 완화, 양도세 감면 연장 등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거래 분위기가 살아나거나 위축된 거래 심리를 살리지는 못하고 있다.

8월 현재 강남권 중대형(전용 85㎡ 이상) 아파트값이 3.3㎡ 당 2896만원으로 하락했다. 불과 1년만에 2900만원선이 무너진 것이다. 실제 가락시영2차 62㎡의 경우 2009년 초 시세로 회귀해 올 상반기 보다 1억4500만원 하락해 7억9000만원 선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 119㎡형도 12억원선으로 올초보다 2억2000만원 하락했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번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집값 급락에 대한 심리가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한시적인 규제 완화로 거래가 급속도로 활성화 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강남 등 주요 주거지역에도 이번 대책과 관련, 문의 전화나 수요자 방문, 구입 의사 등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수도권 시장반응도 냉담하다. 과천이나 분당지역 등은 고점대비 10% 이상 떨어졌자만 수요자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분당 정자동 파크뷰도 면적대별로 연초대비 3억원가량 떨어진 상황이다. 현재 파크뷰 178㎡의 경우 12억원 선, 현대 아이파크 분당 188㎡은 9억원선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과천 별양동 주공 1단지 89㎡ 시세는 1억원 이상 떨어져 9억7000만원선이다.

그러나 매수문의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 분당 D공인 관계자는 “대책발표에도 매수하려는 손님들의 반응은 냉담하다”며 “대책 발표 이후 급매물을 찾는 손님들이 있어야지만 아직까지 반응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대책 발표 이후 가격 움직임이나 거래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예전 같으면 대책이 나올 때마다 시장이 요동치고, 매수문의로 이어지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용인 D공인 관계자는 "DTI 규제가 완화됐다고 하지만 거래를 다시 살리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번 대책은 오랜 시간을 끌면서 이미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분석이 엇갈리면서도 수요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DTI규제 완화가 위축된 거래 심리를 살리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거래량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실수요자 위주로 해서 거래를 촉진시키는 대책이 나온 만큼 시장에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만큼 DTI규제 완화로 인해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다거나 거래량이 급증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 본부장도 “근본적인 주택 가치의 재고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투자 수요층을 유인하기 어렵다”며 “실수요자들도 주택 거래를 유보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김정수 기자 kjs@
문소정 기자 mo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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