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내달 2일(현지시간) 진행될 예정인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권에 대한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확대할 전망이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해 ECB가 내년 초까지 은행권에 대한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27일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심포지엄에서 "‘잃어버린 10년’이 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긴축재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와는 별개로 은행권에 대한 유동성 공급 확대가 점쳐지고 있는 것.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ECB의 전망치를 능가한데다 유로존 주요국인 독일의 성장 역시 수출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경제에 대한 더블딥(단기적인 경기회복 후 침체)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경기 침체의 그림자 역시 아직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경제 상황을 반영, 트리셰 총재는 이번에 개최될 통화정책회의에서 1주일·1개월·3개월물에 대한 은행권의 수요가 충분하며 최소 내년 초까지 은행권 대출 확대에 나서리라는 방침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ECB가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무제한 유동성 공급은 3년째 지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전망은 특히 지난 20일 악셀 베버 분데스방크(독일중앙은행) 총재가 내년 초까지 출구전략 시행을 보류하는데 찬성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더욱 명확해졌다. 베버는 "내년 1분기 출구전략 시행 시기 결정전까지 은행권 유동성 지원을 지속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다소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일부 의견에도 불구, 지난 5월부터 시작한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재가동하는 것 또한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ECB는 금융위기가 다소 진정됐다는 판단에 따라 국채 매입을 서서히 줄여나가고 있는 추세다.

또 이번 회의에서는 경매 방식을 통한 3개월물 대출 재공급에 대한 논의 역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ECB는 금융위기 시작 이후 경매 방식을 통해 시중은행에 무제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했으나 지난 3월부터 출구 전략의 일환으로 3개월물 대출에 대한 조건을 강화하는 동시에 변동금리를 적용했다. 기준금리는 1%로 동결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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