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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이달의 나무’ 붉나무, ‘이달의 풀’ 석산

최종수정 2025.01.20 15:43 기사입력2010.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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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나무(수꽃).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김용하)은 11일 이달의 나무로 소금을 만들어내는 ‘붉나무’를, 이달의 풀로는 ‘석산(石蒜, 꽃무릇)’을 선정했다.

붉나무는 가을에 빨갛게 드는 단풍이 아름다운 나무다. 예전에 소금이 귀한 산간지방에선 붉나무 열매와 가지를 찧어 물에 우려낸 뒤 두부를 만드는 간수로 썼다.

바다가 가까운 곳에선 바닷물을 간수로 써 두부를 쉽게 만들었으나 값비싼 소금을 구하기 어렵고 바닷물을 길어오기도 어려운 산간지방에선 무슨 수로 두부를 만들었을까.

답은 바로 붉나무에 있다. 붉나무 열매와 가지에 달리는 흰 소금가루를 두부 만드는 간수로 썼다. 열매와 가지를 찧어서 물에 담근 뒤 거기서 우러난 물을 사용한 것이다. 그래서 붉나무를 염부목(鹽膚木)이라고도 한다. 짠맛이 난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붉나무는 전국적으로 낮은 산에 자라는 중간키의 나무다. 8~9월 가지 끝 부분마다 황백색의 꽃을 피운다. 암꽃과 수꽃이 서로 다른 나무에서 달리며 열매는 10월에 영근다.

열매 겉엔 흰 가루 같은 물질이 생기며 짠맛이 난다. 10월에 드는 단풍은 붉은 색으로 아름답다. 붉나무란 이름은 단풍이 아름다워 붙여졌다.

약용으로 쓰이는데 잎자루 날개에 혹처럼 생긴 벌레주머니가 ‘오배자’라 불리는 약재다. 떫은맛을 내는 탄닌이 많이 들어있어 한방에선 피를 멈추게 하는 효과와 항균, 해독 등의 약재로 쓴다. 잉크와 천연염색 원료로도 이용된다.

석산.

이달의 풀로 뽑힌 석산(꽃무릇)은 잎이 다 진 뒤 꽃이 피므로 서로 만나지 못하는 연인에 비유된다. 석산은 ‘돌마늘’이란 뜻으로 땅속의 인경이 마늘과 닮아 지어진 이름이고 꽃무릇은 ‘꽃이 무리지어 난다’고해서 붙여졌다.

일본서 들어와 따뜻한 남쪽지방에서 자란다. 우리나라에선 전라도지역 절 부근에 많이 심고 있다. 절에 많이 심는 건 인경에 있는 독성분(알칼로이드)이 방부효과가 있어 사찰 책의 좀 예방이나 불교탱화 보존에 쓰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석산이 유명한 사찰로는 전북 고창 선운사, 전남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등이 있다. 이곳에선 해마다 9월 중순 꽃무릇 축제가 열린다.

사람이 그냥 먹으면 구토, 복통, 어지럼증을 일으키지만 독성분을 없애면 좋은 녹말을 얻을 수 있다. 한방에선 비늘줄기를 인후나 편도선염·림프절염·종기·악창 치료에 쓰고 복막염과 흉막염에 구토제로도 쓴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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