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국내 여자 프로복싱의 자존심 김주희(24, 거인체육관)가 세계 프로복싱 4대 기구 통합 챔피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주희는 12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주제스 나가와(23, 필리핀)와의 세계복싱연맹(WBF) 라이트플라이급(48.980㎏) 챔피언 결정전 10라운드 경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해 파프라탄 룩사이콩(태국)을 누르고 여자국제복싱협회(WIBA), 여자국제복싱연맹(WIBF), 세계복싱연합(GBU) 통합 챔피언에 오른 김주희는 이날 승리로 4개 기구 타이틀을 모두 거머쥐게 됐다.

김주희는 2004년과 2007년 각각 국제여자복싱협회(IFBA)와 세계복싱협회(WBA) 타이틀을 차지하고 반납했다. 6대 기구 석권은 세계 복싱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주희는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대에 수차례 타격을 입혔지만, 방어에서 약점을 노출하며 얼굴에 자주 펀치를 허용했다. 5라운드서는 난타전 끝에 코피가 터지기도 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왼 광대뼈가 부어올라 시야 확보에 어려움도 겪었다.

난항을 딛고 김주희는 8라운드부터 주도권을 잡아갔다. 발이 느려지는 등 체력 저하를 보인 룩사이콩을 적극 공략해 점수를 쌓아나갔다. 9, 10라운드서는 홈 관중들의 열띤 응원에 몇 차례 결정타를 적중시켰다. 힘겹게 1승을 추가한 김주희는 이로써 프로통산 14승째(6KO, 1무 1패)를 거뒀다.

한편 절호의 기회를 놓친 나가와는 8패째(6승 1무)를 기록하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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