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휴대인터넷(와이브로) 기반의 제4 이동통신사 설립을 준비 중인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의 6개 주주사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업 허가 이전에 자본금을 납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디브이에스코리아, 스템사이언스, 자티전자, 씨모텍, C&S자산관리, 한국모바일콘텐츠(KMC, 가칭) 등 KMI 주요 투자자인 6개사는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간의 의혹을 종식시키기 위해 자금 조달 및 납입계획을 입증할 상세 증빙서류를 방통위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KMI 측에서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주요 주주들은 모였지만 KMI 관계자는 한사람도 참석하지 않아 의혹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참석한 6개 주주사는 "정확한 자금조달 계획 내역은 아직 밝힐 수 없지만 충분히 납입할 수 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단순 재무 투자자가 아닌 가상망이동통신사업자(MVNO) 진출을 위해 주주로 참여했다는 설명 정도가 전부였다.

KMI는 최근 주주 절반이 탈퇴해 방통위에 새로 변경된 주주명부를 신고했다. 탈퇴한 주주 중 일부는 주가가 크게 오른뒤 주주에서 탈퇴해 주식시장에서 '먹튀' 논란도 일고 있다. 변경된 주주들도 자금조달 문제로 '주가 띄우기' 의혹을 사고 있다. 수년째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회사도 주주로 참여해 총 800억원에 달하는 자본금 납입 자체가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다.

KMI 주요 투자자인 6개사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총 납입 자본금 7500억원 중 2820억원을 먼저 납입하겠다고 밝혔다. 6개사는 법인 설립시 4600억원을 자본금으로 납입한 뒤 1차 증자를 통해 2900억원을 추가 납입할 계획이다.

이들 6개사는 "와이브로의 가능성을 높게 사고 있어 KMI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려는 것"이라며 "정부의 사업 허가전이라도 정부나 KMI가 지정한 금융기관 계좌에 2820억원을 납입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주주사 대표는 "만약 KMI가 정부의 사업 허가를 받지 못한다면 독자적으로라도 MVNO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단순 투자가 아닌 통신 사업에 뜻이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의 탈퇴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방통위는 대규모 주주이탈이 다시 있을 경우 사업 허가를 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내린바 있어 제4 이동통신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KMI는 6개사 외 삼성전자로부터 800억원의 와이브로 장비를 현물 출자 받고 해외투자자로부터 1조2000억원을 유치할 계획이다.

KMC 장세탁 대표는 "KMI측에 따르면 이미 2차 투자자로 해외 금융기업과 투자의향서를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곧 KMI가 이런 자리(기자간담회)를 갖고 상세한 내용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MI는 국내 및 해외 투자자들을 통해 총 2조5000억원을 들여 와이브로 전국망을 구축해 내년 7월부터 와이브로를 통한 음성서비스와 데이터 서비스 등을 시작할 계획이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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