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올 추석 극장가는 한여름만큼 뜨겁다. 9일의 연휴가 가능한 '골든위크'인 9월 추석 대목을 놓고 다섯 편의 한국영화, 3편의 할리우드 영화 그리고 한 편의 일본 애니메이션 등 총 9편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기 때문이다. 9일간 몰릴 관객을 잡기 위해 아홉 편의 영화가 이미 '총성 없는 전쟁'을 시작했다.

9일 개봉하는 설경구 주연의 '해결사'를 제외한 '무적자' '시라노; 연애조작단' '퀴즈왕' '그랑프리' 등 한국영화 4편이 16일 일제히 개봉했다. 거기에 일본 애니메이션 '마루 밑 아리에티'를 비롯해 '캣츠 앤 독스2' '레지던트 이블4: 끝나지 않은 전쟁' '슈퍼배드' 등 3편의 할리우드 영화도 가세했다. 액션 활극에서 로맨틱 코미디, 액션 누아르, 멜로, 코미디, 애니메이션, SF 액션 등 추석상 만큼이나 장르도 푸짐하다.

◆ 한국영화 - 액션vs코미디vs멜로

연휴에 앞서 9일 개봉한 '해결사'는 천만배우 설경구와 '비덩'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이정진이 주연을 맡은 가운데 '방자전'의 코믹 콤비 오달수와 송새벽, '파스타'의 설사장으로 인기를 모은 이성민 등이 출연한 액션 영화다. 뜻밖의 함정에 걸려 살인 누명을 쓰게 된 흥신소 사장이 고군분투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렸
　다.

1980년대 홍콩 액션 누아르의 대표작인 오우삼 감독의 '영웅본색'을 리메이크한 '무적자'는 네 명의 미남배우가 여성관객을 끌어들일 전망이다. 주진모 송승헌 김강우 조한선이 주요 배역 네 자리를 꿰찼다. '무적자'는 네 인물을 둘러싼 형제애와 우정, 배신과 복수 등을 그린 '싸나이' 영화다.

두 편의 액션 영화에 맞서 코미디 영화 두 편이 개봉한다. 김수로 한재석 류승룡 등이 출연한 장진 감독의 '퀴즈왕'은 방송 이래 단 한번도 우승자가 나오지 않은 133억짜리 퀴즈쇼에 우연히 마지막 정답만 알게 된 상식제로 15명의 출연자들이 신경전을 펼치는 과정을 그렸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간만에 등장한 국산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연애에 서투른 사람들을 대신해 사랑을 이루게 해주는 연애조작단의 활약상을 그렸다. 엄태웅 박신혜 박철민이 시라노 에이전시의 멤버로, 최다니엘과 송새벽이 의뢰인으로, 이민정과 류현경이 이들의 짝사랑으로 출연한다. MBC 예능 프로그램 '뜨거운 형제들'을 연상시키는 설정과 사랑을 연결시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여러 해프닝들이 큰 웃음을 선사한다.

김태희 양동근 주연의 '그랑프리'는 승마를 소재로 한 멜로영화다. 주로 선 굵은 남자영화를 만들던 드라마 '아이리스'의 양윤호 감독이 1999년 '화이트 발렌타인' 이후 11년 만에 멜로영화에 도전했다. 사고로 말을 잃고 실의에 빠진 여성 기수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며 희망을 되찾는다는 내용을 그렸다.

◆ 할리우드 영화 3총사 vs 일본 애니메이션

'레지던트 이블4: 끝나지 않은 전쟁'은 동명의 비디오게임을 바탕으로 2002년 처음 만들어진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히트 시리즈의 네 번째 영화다. T-바이러스로 대부분의 인간이 좀비가 된 세상에서 여전사 밀라 요보비치가 '석호필' 웬트워스 밀러와 함께 마지막 희망을 찾아 혈투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아바타'를 탄생시켰던 기술력으로 3D를 구현해 액션 쾌감을 더한다.

'캣츠 앤 독스 2'는 인류를 위협하는 미친 고양이에 맞서 개와 고양이가 연합작전을 펼친다는 기상천외한 내용을 그린 가족용 코미디 영화다. 동물 첩보물이라는 귀엽고 코믹한 장르 설정에 '007' 시리즈와 '본 아이덴티티' '미션 임파서블' 등의 패러디가 웃음을 자아낸다. 실제 동물 배우들의 연기와 애니메트로닉스 기술,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조합해 개와 고양이, 비둘기 등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슈퍼배드'는 달을 훔쳐 세계 최고의 슈퍼 악당이 되려는 주인공이 이를 위해 고아원의 세 소녀를 양육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과 웃음, 감동을 그린 3D 애니메이션이다. 특히 소녀시대 태연과 서현이 목소리 연기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귀엽고 독특한 발상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위트와 유머, 그리고 감동까지 녹여낸 스토리를 볼거리 풍부한 3D 영상들로 담아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명가 지브리 스튜디오의 신작 '마루 밑 아리에티'는 인간 몰래 그들의 물건을 빌려 쓰며 살아가는 마루 밑 소인들의 세계가 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10cm 소녀 아리에티가 펼치는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3D 애니메이션의 홍수 속에서 수작업으로 완성한 2D 애니메이션이 따뜻한 감수성으로 가족 관객을 유혹한다.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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