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광주 남구청이 보건복지부 바우처 사업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4대강 사업 체험'을 삽입, 예산을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정작 이 사업은 4대강 사업 체험 프로그램은 없고 제목에만 나열해 정부 눈치 보기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이 30일 광주 남구청과 복지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남구청이 복지부가 공모한 지역사회서비스투자 사업에 '과학 및 4대강 환경 체험교실'이란 제목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사업 내용에는 저소득층 아동에게 과학체험과 4대강 유역 환경체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업을 주관하는 위탁업체가 제출한 자료에는 고흥 우주센터, 단양 고수동굴 등 4대강과 상관이 없는 지역의 현장학습이 편성됐다.

이에 대해 광주 남구청의 한 실무자는 "처음 위탁업체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4대강이란 말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우리 지역에서 응모한 사업이 모두 탈락될 것을 우려해서 복지부에 응모하면서 4대강이란 말을 붙였다"고 말했다고 곽 의원실이 전했다.

4대강 환경체험이라는 단어의 힘이 발휘했는지 남구청이 신청한 4가지 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복지부의 예산을 확정 받았다. 반면, '아동건강관리서비스', '빛고을 청소년 리더십 함양 프로그램', '아동, 청소년 리더십 증진서비스' 등은 탈락했다.

곽 의원은 "저소득층 아동에게 제공하는 바우처 사업까지 4대강 조류에 휩쓸리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복지 예산까지 4대강에 좌우되는 일이 없도록 복지부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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