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에서 화재나 생화학테러 등 비상시에 방독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브래지어가 선보였다.

29일(현지시간) 뉴욕 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방독면으로 변신 가능한 브라의 이름은 ‘비상사태 브라’, 발명가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엘레나 보드나르 박사다.

비상사태 브라는 쉽게 벗어 두 부분으로 분리한 뒤 방독면 두 개로 만들 수 있다고.

비상사태 발생시 하나는 여성 자신이, 다른 하나는 옆에 있는 사람에게 건넬 수 있다는 게 보드나르 박사의 설명이다.

브라의 두 컵에 필터가 장착돼 있어 대기 중의 유독성 물질을 거를 수 있다.

컵 사이즈는 문제되지 않는다. 브라의 어깨 끈으로 조절이 가능해 완벽한 방독면으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카고방재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인 보드나르 박사가 방독면 브라에 착안하게 된 것은 1986년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다.

그는 “체르노빌 사태 당시 저렴하고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방독면만 있었다면 숱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비상사태 브라는 생화학테러·화재·모래폭풍·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할 경우에도 쓸 수 있다.

보드나르 박사는 “언제 어디서든 만반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거의 모든 여성이 착용하고 다니는 브라가 적격”이라고.

그는 지난해 비상사태 브라로 ‘괴짜 노벨상’ 공중보건 부문 수상자로 확정된 바 있다.

괴짜 노벨상이란 ‘다시 할 수 없고 다시 해서도 안 되는’ 업적에 대해 해마다 미국의 유머 과학잡지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가 선정하고 하버드 대학이 수여하는 상으로 노벨상을 패러디한 것이다.

보드나르 박사는 지난해 괴짜 노벨상 수상 소감에서 “비상사태 브라를 벗어 방독면으로 탈바꿈시티는 데 5초, 그리고 마음에 드는 남자를 골라 남은 방독면 한 쪽을 씌워주는 데 20초면 충분하다”고 한마디.

비상사태 브라는 현재 ‘ebbra.com’에서 개당 29.99달러(약 3만4000원)에 판매 중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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