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블룸버그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오는 10일 세계 전역에서 결혼식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10이라는 숫자가 세 번 겹치는 길일이기 때문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7일(현지시간) 결혼 전문 잡지 ‘브라이즈’의 보도를 인용해 일요일인 10일 세계 전역에서 3만1050쌍의 커플이 결혼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같은 달 다른 날에 치러지는 혼인식 건수의 약 2배, 여느 일요일 결혼식 건수의 10배다.

영국에서 공식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호적등기소와 교회에는 몇 달 전부터 예약이 쇄도했다.

163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맨체스터 호적등기소는 10일이 일요일이지만 문을 연다. 일요일에 등기소 문을 여는 것은 이번이 겨우 세 번째다.

가장 인기 있는 결혼 명소인 스코틀랜드의 그레트나그린에서는 이날 결혼식이 38건이나 거행된다. 10월의 여느 일요일 같으면 10건 정도 치러진다.

이런 현상은 영국에 국한된 게 아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부터 싱가포르에 이르기까지 사정은 똑같다.

싱가포르에서는 이날 774건의 결혼식이 거행된다. 여느 일요일 같으면 70건 정도가 치러진다.

이날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영화 제작자 차이이웨이(34)는 “중국인들에게 10이란 완결·완벽·아름다움을 뜻한다”고 말했다.

연월일에 같은 숫자가 세 번 겹치는 날은 1000년에 겨우 12번이다. 따라서 예식장·호텔·항공사는 밀려드는 신혼 부부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다.

특히 2009년 9월 9일은 길일 중에서도 길일이었다. 중국인들에게 9라는 숫자는 장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두 번 혹은 네 번 겹치는 숫자보다 세 번 겹치는 숫자를 더 좋아한다. 3은 양(陽)을 의미하는데다 광둥어(廣東語)로 장수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길일은 2011년 11월 11일, 2012년 12월 12일이 있다.

이후 세 숫자가 겹치는 날은 3001년 이후에나 등장한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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