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석 의원, 지역구 전남 무안 생낙지 들고 국감장에 등장
오 시장, 피해입은 어민께는 죄송..낙지머리 유해 '고수'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수그러들던 '카드뮴 낙지머리'논란이 다시 가열됐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낙지머리 유해성 논란으로 대립했다. 여야 의원들은 서울시의 발표가 성급했고 내용도 과장됐다는 의견을 낸 반면 오 시장은 여전히 낙지머리의 중금속(카드뮴)이 몸에 해롭다는 입장을 지켰다.

이윤석 의원(민주당)은 지역구인 전남 무안·신안의 민심을 고려한 듯 산낙지를 물통에 넣어 질의에 나섰다. 이 의원은 오 시장 뒤에 앉아 있던 시청직원들이 팔짱끼고 국감에 임한다며 엄포를 놓아 먼저 분위기를 잡았다. 산낙지를 집어 들려 했던 이 의원은 낙지가 자꾸 미끈거려 손에서 빠져 나가자 포기하고 질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의원의 질타가 이어지는 도중 '갇혀 있던' 낙지가 물병을 타고 '탈출'을 시도해 장내가 웃음바다가 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장내가 어느 정도 수습되자 이 의원은 "서울시가 식약청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성급히 발표하는 바람에 많은 어민과 판매 상인이 피해를 입었다"며 오 시장의 성과주의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또 "문제가 된 낙지의 머리 속 내장은 전체의 10%도 안 되며 서울시는 원산지도 모르는 낙지를 샘플로 조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발표자료에서는 조사를 맡은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분진이 가득한 사진이 등장했고 이 의원은 "세라믹 칼 대신 쇠로 된 믹서기와 칼을 사용했고 동결건조기 장비도 갖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인기 한나라당 의원도 "특정 부위만 찍어서 검사해도 되느냐"면서 "코끼리의 전체를 봐야지 발톱만 보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충정'을 언급하며 "낙지머리와 먹물은 되도록이면 먹지 말아달라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또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의 실험환경은 식약청에 비해 열악하지 않다"면서 "낙지철을 맞아 서울시가 더 이상의 대응을 자제하고 있을 뿐”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오 시장은 또 "이번 조사 대상 중 국내산으로 표시된 한 건이 중국산이라는 혐의가 있어 수사 중"이라는 점을 밝히고 "낙지 먹물에 들어있는 타우린이 몸에 좋다고 먹물을 이용하는 음식이 늘고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 알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서울시의 발표배경을 설명했다.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낙지는 오 시장과 의원들의 점심 시식거리로 등장해 화제가 됐다. 김정권 의원(한나라당)은 "서울시와 식약청 모두 틀린 이야기를 한 게 아니다"라고 운을 떼면서 "점심시간에 낙지를 자신 것은 낙지에 문제가 없다는 데 동의한 것 아니냐"며 오 시장을 두둔했다. 반면 장세환 의원(민주당)은 오 시장이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어민들과 상인들에게 후폭풍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 의원은 "오 시장이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군림하고 지배하는 독재자가 될까봐 우려스럽다"는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달 13일 연체류 14건의 머리와 내장 안에 중금속 함량을 조사한 결과 낙지와 문어 머리에서 카드뮴이 기준치인 kg당 2.0mg을 초과했다고 발표했는데 이튿날 식약청이 1건을 제외하고 기준치에 부합해 위험하지 않다고 반박하면서 낙지머리 유해성 논란이 일어났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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