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끈질김의 진수를 선보인 삼성이 두산을 제치고 플레이오프 관문을 통과했다.

삼성은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과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연장 11회 박석민의 끝내기 내야안타에 힘입어 6-5로 승리했다. 매 경기 명승부를 펼친 끝에 3승 2패를 거두며 지난 2006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또 삼성은 오는 15일부터 정규시즌 1위 SK와 7전 4선승제의 ‘마지막 승부’를 치른다. 반면 두산은 2년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시며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했다.

삼성의 드라마는 연장 11회말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좌전안타로 역전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어 조동찬의 보내기 번트와 임태훈의 폭투에 힘입어 1사 3루의 기회를 맞이했다. 박한이과 최형우가 연속으로 볼넷을 얻어 1사 만루.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임태훈과 박석민이 만났다. 볼카운트 2-0으로 몰렸던 박석민은 볼 두 개를 침착하게 골랐다. 7구째 엉덩이를 뺀 채 건드린 타구가 임태훈 옆을 스쳤다. 달려들던 두산 유격수 손시헌은 타구를 글러브에 넣지 못했다. 그것으로 드라마는 끝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끝을 알 수 없는 혈전이었다. 5경기 연속으로 한 점차 승부가 이어졌다. 양 팀은 5부작 드라마에서 해피엔딩을 맛보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두산이 먼저 주도권을 잡았다. 2회초 선두타자 최준석의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양의지의 중전안타, 손시헌의 보내기 번트로 만든 1사 2,3루의 기회에서 임재철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얻었다. 이어 이원석의 볼넷, 정수빈의 좌전안타로 만든 만루 기회에서 오재원의 좌전안타로 1점을 더 얻었다. 다음 타자 김동주의 2타점 적시타로 5-0까지 달아났다.

삼성은 4회말부터 반격을 시작했다. 1사 1루에서 최형우가 우중간 담장을 넘는 투런포를 쏘아 올린 데 이어 조영훈이 중월 2루타로 상대 선발 켈빈 히메네스를 두들겼다. 진갑용과 이영욱의 연속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의 기회에서 김상수의 우익수 왼쪽 안타로 2점을 추가했다.

4-5로 뒤지던 삼성은 6회말 공격에서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진갑용의 2루수 오른쪽 내야안타에 이어 이영욱의 좌월 2루타로 5점째를 뽑았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은 일찌감치 전열에서 이탈했다. 히메네스는 3⅓이닝 4피안타 1볼넷 3실점한 뒤 오른손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강판됐다. 삼성 선발 차우찬은 1⅔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5실점하고 공을 배영수에게 넘겼다. 그 뒤 양 팀 중간계투진 대결이 더욱 뜨거워졌다.

5-5로 맞선 상황에서 양 팀 ‘불펜 에이스’들의 눈부신 호투가 이어졌다. 6회초 등판한 삼성 장원삼은 연장 11회까지 6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그는 ‘제2의 선발투수’를 방불케 하는 호투로 5차전 MVP로 선정됐다.

이에 맞선 두산 이현승은 6회 2사 뒤부터 3⅔이닝 동안 1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임태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하지만 임태훈이 마지막 순간을 넘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승자 삼성과 패자 두산 모두 명승부로 야구팬들의 가슴에 감동을 안겨줬다.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 glory@
스포츠투데이 사진 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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