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을 2020년 수주 120조원, 매출 55조원의 세계적인 종합엔지니어링 업체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19일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의 발전 방향과 비전을 밝힌 것은 지난달 27일 인수 입장을 천명한 후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을 인수한 후 자동차와 철강과 함께 건설을 그룹 3대 핵심 사업분야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의 사업분야를 4개 분야로 나눠 지속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3대 핵심사업과 4대 지속사업, 5대 녹색사업 및 6대 육성사업부문이라는 의미가 담긴 3·4·5·6 집중 육성사업분야를 선정했다.

3대 핵심과 4대 지속사업은 규모와 효과를 기준으로 구분됐다. 3대 핵심사업에는 해양공간(항만/준설/초장대교량)사업과 화공플랜트, 발전 및 담수플랜드 사업이 포함됐는데, 앞으로도 사업성이 밝은 분야다.

4대 지속사업에는 주택과 건축, 도로, 국내 부동산개발 등이 포함됐는데, 이는 현대건설이 그동안 해온 전통적인 사업분야로 볼 수 있다.

그룹은 이외에 현대건설의 신규 사업 강화 의지도 밝혔다. 5대 녹색사업과 6대 육성 사업이 그것인데, 녹색사업에는 전기차와 해외원전, 신재생 에너지 플랜트, 환경 플랜트 등이 포함됐다.

또 6대 육성사업에는 스마트그리드 및 스마트시티 관련, 자원개발, 철강플랜트, 해양플랜트, 해외 SOC, 해외부동산개발 등이 선정됐다.

이를 통해 시공 위주 기업에서 기획과 엔지니어링, 운영 역량을 강화한 '글로벌 고부가가치 종합엔지니어링 기업'으로 탈바꿈 시킨다는 방침이다.

해외 사업장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핵심 사업지역인 중동 및 동남아를 중심으로 중남미 및 CIS, 아프리카 등지로 넓히고, 브릭스 지역의 경우 현대·기아차의 입지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룹은 녹색성장에서 현대건설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현대차는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철강분야에서는 밀폐형원료처리시스템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그린시티, 친환경빌딩, 원전 등은 건설의 친환경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를 통합해 '에코 밸류 체인'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투자 계획도 밝혔다. 2020년까지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관련 각종 협력사업과 건설장비 구매, 민자발전 및 담수사업, R&D투자, 엔지니어링 전문학교 설립 등에 총 1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청년실업 해소 방안도 언급했다. 현재 9만여 명인 현대건설 직간접 고용인력을 2020년까지 41만명으로 늘리고, 이 가운데 신규인력 채용비율을 12%(4만여 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외에 그룹의 동반성장 의지에 부합되도록 현대건설의 협력업체 재무건전성 확보, 품질교육 및 기술개발을 지원하며 교육훈련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후 경영노하우와 글로벌, 신뢰도 경쟁력 등 3대 경쟁력 부문도 강조했다. 즉 현대건설을 경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천명한 것이다.

그룹은 현대와 기아차의 세계 5대 메이커 육성과 한보철강의 성공적인 인수를 그 증거로 내세웠다. 또 현대건설의 글로벌화를 위해 현대차그룹의 경영 노하우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또 150개국의 현지 네트워크는 현대건설의 글로벌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이는 신흥시장에서의 원전사업 프로젝트 수주 기회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종합 엔지니어링 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재도약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국내 건설산업이 고부가가치 영역의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 전문인력을 육성하는데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현대건설 인수를 계기로 급변하는 환경과 미래 트렌드에 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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