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국내 대표 IT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가 예상보다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올해 매출 7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안연구소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스마트폰 보안이 실적으로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슷한 사업을 추진중인 기업들의 실적부진도 우려된다.

21일 안철수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9% 줄어든 161억원, 영업이익은 42.8% 대폭 감소한 17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50.2% 급감한 30억원에 그쳤다. 이로써 안연구소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460억, 누적영업이익과 누적순이익은 각각 55억7000만원, 90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은 일단 대외적으로 공공기관의 보안 관련 투자가 크게 줄었다는데 있다. 이 때문에 안연구소 뿐 아니라 다른 IT보안업체들의 3분기 실적 부진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안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IT보안은 기본적으로 B2B 형태인데 정부의 정책적 관심이 다른 곳으로 쏠리면서 IT보안에 대한 공공 투자가 작년 대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내부적으로 안연구소가 스마트폰 및 소셜네트워크 보안 등 신사업 분야에 선투자를 단행했다는 점도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안연구소 관계자는 “스마트폰 보안 등 신규 사업과 관련된 개발 인력이 작년동기대비 60명 정도 늘어났다”며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업계에서는 안연구소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스마트폰 보안 수요가 예상보다 느리게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강록희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용 바이러스 백신수요가 발생되는 내년 하반기에 이르러야 안연구소의 실적 회복이 가시화될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안철수연구소의 투자등급을 기존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는 2만원으로 유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보안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려면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 가치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하는데 대기업의 가격 후려치기 등 소프트웨어 업체에 불리한 시장 구조가 여전하다”며 보안시장 정체의 배경을 설명했다.

실적개선이 늦춰지면서 올해 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안연구소의 목표도 위태로워 보인다. 안연구소는 지난해 69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올해 매출 700억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안연구소측은 “3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있었고 4분기는 성수기로 투자가 최종 완료되는 단계”라며 올해 700억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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