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이철호 박사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국내 연구진이 그래핀 흑연층 위에 반도체 박막을 제조, 원하는 기판에 마음대로 붙여 사용할 수 있는 발광소재(LED)를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8일 서울대학교 이규철 교수팀이 이 같은 연구결과를 거둬 과학분야 권위지 ‘사이언스(Science)’지 29일자에 게재되는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2차원 탄소화합물인 그래핀은 지금보다 수백배 빠른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차세대 전자소재로 '꿈의 신소재'라고 불린다.

한편 LED는 전력소모가 적고 수명이 길어 휴대폰, 액정 디스플레이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품질이 뛰어난 LED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단결정 기판은 가격이 비싸고 발광면적이 좁다. 이 때문에 과학계에서는 유리, 플라스틱 등 값싸고 발광면적이 넓은 다양한 기판위에 고성능 발광소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이러한 소재는 고온에서 변형되거나 타버려 제작이 어려웠다.

반면 이 교수 연구팀은 그래핀층 위에 고품질 반도체 박막을 제조하고, 이 박막을 기판에서 쉽게 떼어나 원하는 기판에 자유자재로 붙일 수 있는 LED 개발에 성공했다.

이 교수팀의 이번 연구성과는 유연하고 튼튼한 차세대 소재인 그래핀층에 LED,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기능을 접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 연구팀은 현재 국내특허 출원을 완료했고 미국, 일본 등에 국외출원을 진행중이다. 향후 기술 이전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반도체 나노막대 창의연구단장인 이규철 교수와 석사과정의 정건욱 학생, 박사과정의 이철호 학생 두 명이 참여한 것이다. 이 교수는 "'사이언스'와 같은 최고 권위 학술지에 국내 연구팀이 단독으로 논문을 발표한 사례가 지금껏 거의 없다"며 "이번 연구는 순수 국내 연구진이 올린 연구 성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 학생들과 일궈낸 이번 연구결과는 다양한 기판 위에서 고품질의 반도체 소재를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각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으로 발전하는 원천기술 개발에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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