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24년만의 금메달 획득 출사표를 던졌던 홍명보호가 무기력한 공격력에 발목이 잡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남자 축구 대표팀은 8일 중국 광저우 웨슈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전반 36분 북한 리광천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패했다.

24개국이 4개국씩 6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러 각 조 1,2위 12개국과 조 3위 중 상위 4개국이 16강에 올라 토너먼트로 메달의 주인을 가리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북한에는 패했지만 한 수 아래인 요르단(10일), 팔레스타인(13일)에 무난히 승리를 거둘 것으로 보여 16강 진출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금메달을 노렸던 만큼 북한전 패배에 대한 실망과 아쉬움은 크다. 특히 이렇다할 색깔도, 전술도 보이지 않았던 무딘 창끝이 축구팬들의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했다.

홍명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으로 북한에 맞섰다. 박주영이 이날 저녁 광저우에 입성하는 바람에 최전방 공격수로 박희성(고려대)을 세웠고 좌우 미드필더에 김보경(오이타)과 조영철(니가타)을 포진시켰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 쾌거를 일궜던 짜임새있고 조직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힘과 방향성을 잃은 무의미한 패스가 남발됐다. 북한의 밀집수비를 해체시킬 만한 위력적인 중거리포도 눈에 띄지 않았다. 날카롭지 못한 패스와 소심한 슈팅은 골 기회를 창출하는 데 실패했고 이는 결국 무득점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한마디로 90분 내내 시원하지도, 세밀하지도 않은 공격으로 북한 수비진만 여유롭게 해준 모양새가 됐다.

홍명보 감독은 "패스가 얼마나 세밀한가 문제를 떠나 공격지역에 북한 선수들이 너무 밀집돼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설명이다. 한국은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수없이 많은 북한 축구를 경험했다. 지독하리 만큼 상대를 괴롭히는 북한의 촘촘한 밀집수비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상대의 극한의 수비에 대한 대처를 세우지 못했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게 들릴 정도다.

특히 북한 박남철이 후반 20분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면서 기회를 맞았지만 이 또한 살리지 못했다. 수적 열세에 놓인 북한은 더욱 수비에 치중한 반면 한국은 공격수를 늘리지 않고 큰 변화없이 경기를 이어나갔다. 후반 28분에야 스트라이커 지동원(전남)을, 33분 박희성 대신 윤빛가람을 투입했지만 늦은 감이 있다.

과연 '축구천재' 박주영이 홍명보호의 부족한 공격력을 메우며 해결사로 떠오를 수 있을까. 되풀이되는 한국 축구 공격력에 축구팬들의 아쉬움과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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