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국회 본회의에서 10일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대형 유통업체들이 추진해왔던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들은 당장 출점에 있어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규제를 받지 않는 신규상권을 찾아야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에 통과된 유통법 개정안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전통시장이나 전통상점가로부터 500미터 이내의 범위 안에 대형마트나 대기업 직영 마트의 등록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SSM을 출점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상권인데 지금까지 재래시장 인근 등 기존 상권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유통법은 이를 지역적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출점 속도가 당분간 늦춰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다른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 역시 "법안 통과로 일단 유통업체들이 출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다만 규제 제한이 비교적 덜한 신규상권에 진출하는 것으로 전략을 다시 세워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미 출점해 영업을 하고 있는 800여개 SSM 가운데 전통시장이나 전통상점가로부터 500미터 이내의 범위 안에 있는 점포는 약 32%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앞으로 기존과 같은 출점방식으로는 점포 확대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당분간 속도는 줄어도 큰 그림에서는 SSM 확대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백인수 롯데유통전략연구소 소장은 "선진국 사례를 보면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이후에 SSM이 순차적으로 발전해왔다"며 "지금까지 SSM 출점 속도가 너무 빠르고 큰 사회적 파급력을 가지고 있어 이를 속도 조절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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