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서울 강남의 두 고급 아파트 주민들이 출입구를 두고 벌인 다툼에서 법원이 출입구 공사 진행을 방해하려는 한쪽 아파트 주민들의 행동에 제동을 걸었다.

16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렉슬 아파트 옆에 삼성래미안 아파트가 신축되면서 두 아파트 주민들 사이의 출입구 싸움이 시작됐다. 새로 지어지는 삼성래미안의 지하주차장 출입구가 도곡렉슬의 출입구와 가깝다는 게 문제였다.

도곡렉슬 주민들은 "삼성래미안의 지하주차장 출입구가 아파트 출입구와 너무 가까워 도로가 혼잡해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며 민원을 제기하는 한편 출입구 공사를 막으려 현장에 담장을 쌓고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공사 진행 여부를 감시했다.

두 아파트 주민들 사이의 싸움이 계속되면서 공사가 늦어지자 삼성래미안 측은 "출입구 위치에 관해 교통영향평가심의를 받은 뒤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며, 현재 지하주차장 출입구 앞에 차로를 신설하는 공사를 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도곡렉슬 주민들의 공사 방해 행위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51부(김대웅 부장판사)는 "삼성래미안 아파트가 새로 지어지면서 도곡렉슬 앞 도로의 통행량이 늘어나 출입에 일부 번거로움이 생긴다고 해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도곡렉슬 주민들이 물리력을 행사해 공사 진행을 방해하는 건 위법하다"는 이유로 삼성래미안 측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어 "도곡렉슬 주민들의 방해로 삼성래미안 아파트 준공인가가 늦어지면서 손해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도곡렉슬 주민들은 공사 방해 행위를 중단하고 감시카메라를 철거하라"고 결정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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