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사임한 안영석 크라이슬러 코리아 사장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크라이슬러 한국법인을 맡았던 첫 한국인 최고경영자(CEO) 안영석 사장이 최근 갑작스레 사임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크라이슬러 코리아에 따르면 안 사장은 지난 16일부로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났다. 안 사장이 임기 도중 회사를 떠나면서 전임 대표였던 웨인 첨리 사장이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 대표를 맡게 됐다. 첨리 사장은 지난 1996년 크라이슬러 한국 법인 설립 초기부터 2008년까지 12년 동안 크라이슬러 코리아를 이끈 인물이다.

크라이슬러 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중국 본사에서 퇴임한 첨리 사장이 2~3개월 정도 한국법인 대표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며 "신임 대표는 본사 차원에서 협의 아래 선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 사장은 지난 2004년 마케팅 담당 이사로 크라이슬러 코리아에 합류한 이래 초고속 승진 신화를 쓴 사람으로 꼽혀 왔다. 2006년에는 영업ㆍ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올라선 데 이어 미국 본사의 한국ㆍ일본 시장 총괄 책임자를 거쳐 2008년 5월 중순부터 한국법인 대표를 맡았다.

본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던 안 사장이 돌연 사임한 데 대해 업계에서는 본사와의 '불협화음'이 원인이 됐을 것이란 견해를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 딜러 초청 워크숍에서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등 막판까지 왕성한 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궁금증은 증폭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사로부터 여러 이유로 주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후임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그만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배경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수개월 내 선임될 예정인 신임 대표는 한국인이 아닌 본사에서 파견된 외국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처음으로 한국인 사장을 대표 자리에 앉혔지만 결국 불미스러운 관계로 발전한 데 따른 영향이 있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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