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 지역 일부 고등학교가 1, 2학년 학생들로부터 반강제로 돈을 거둬 3학년 학생들을 위한 수능 응원비로 써 물의를 빚고 있다.

17일 인천 지역 주간지인 '부평신문'에 따르면 부평의 S고는 최근 수능을 앞둔 3학년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선물과 떡을 구입하겠다며 1ㆍ2학년 전원에게 2000원씩을 일괄적으로 거뒀다.

문제는 명목 상으로는 학생자치조직인 학생회가 돈을 걷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학교측의 주도하에 반강제적으로 돈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S고의 교사는 "학교나 학생부에서 관여하는 바가 전혀 없고 학생회에서 스스로 결정해 걷는 것"이라며 "돈은 내고 싶은 학생들한테만 걷고 있고, 교사들이 돈을 관리하지도 않는다.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학교의 좋은 전통을 가지고 왜 문제제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강제 모금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학생ㆍ학부모들의 말은 전혀 다르다. 학생부에서 선생님들이 수능 응원비를 걷으라고 지시했고, 금액만 학생들이 논의해 결정했다는 것이다.

1학년 학부모 C씨는 "아이가 집에 와서 수능 응원비를 내야 한다고 했는데, 모두 걷히면 170만원 정도가 되지만 그 많은 돈이 어떻게 쓰이냐고 물어봐도 제대로 된 답변을 못 받았다고 했다"며 "고3 수험생을 응원하는 것은 좋지만 학교(학생부)가 주도해서 강제적으로 돈을 걷는 것은 오히려 응원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아예 J고교 처럼 학교가 나서서 수능응원비를 강제로 걷는 사례도 있다. 최근 이 학교는 담임교사가 직접 학생들에게 수능응원비를 1000원씩 거둬 3학년들에게 선물과 떡을 사줬다.

J고교 한 학부모는 "담임 선생님이 3학년을 응원한다며 1000원씩을 모두 내라고 해서 우리 아이도 어쩔 수 없이 돈을 냈다"며 "학교에서 운영비로 충분히 가능한 것을 왜 이렇게 학생들에게 돈을 걷어서 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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