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의 게임 브랜드인 한게임이 내놓은 주력 게임의 캐릭터들.

종합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인터넷 포털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NHN이 이번에는 게임시장 접수에 나섰다. NHN은 게임시장 접수의 무기로 게임 채널링 사이트를 들고 나왔다. 지난 16일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종합 게임 채널링 사이트 ‘플레이넷(playnet.naver.com)’이 그 주인공이다.

플레이넷 사이트의 기본 개념은 일반적인 게임 채널링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타 채널링 사이트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특히 인터페이스 측면에서는 밸브사의 글로벌 PC게임 채널링 플랫폼인 ‘스팀’과 유사하다.

‘스팀’은 전 세계 600만 명의 유저가 접속하는 세계 최대의 게임 채널링 사이트로 순간 동시 접속자 수는 3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공개된 ‘스팀 클라우드’라는 다운로드 프로그램은 1억 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플레이넷이 ‘한국형 스팀’의 전형이라고 평하고 있다. 하지만 플레이넷은 스팀 등 타 채널링 사이트와 현격한 차이를 두고 있다. 바로 네이버라는 강력한 포털 사이트를 기반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게임 정보를 제공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곳에서 정보 검색과 게임 실행을 모두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NHN 측의 방침이다. 플레이넷은 네이버와의 정보 연동을 통해 게임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네이버 ID를 이용해 바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즉, 네이버를 통해 게임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던 이용자가 바로 게임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플레이넷은 지식인, 카페 등 네이버에서 유통되고 있는 게임 관련 콘텐츠를 각 게임들의 미니홈피 격인 ‘브리지 페이지’를 통해 제공한다. 여기에는 미투데이와 블로그 등 기존의 소셜 네트워크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검색된 게임 정보 페이지에서는 바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링크도 제공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정우진 NHN 플레이넷 사업본부장은 “플레이넷은 이용자, 게임 정보 제공업체, 게임 공급사가 동시에 상생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채널링 사이트”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플레이넷 사이트에서 이용자들은 보다 편리하게 게임 정보와 서비스를 접할 수 있고, 게임 정보 제공업체들은 콘텐츠 아웃링크 방식을 통해 트래픽을 공유하며 인지도와 PV 향상을 꾀할 수 있다”면서 “게임사들도 시장 진입을 확대하고 게임 유통을 통해 매출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1일 260만 명의 유저가 네이버 검색창으로 게임 관련 키워드 검색을 하고, 700여 개의 게임이 오픈베타 이상 서비스 중”이라며 “이런 유저와 게임이 한 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 ‘플레이넷’의 시작 배경”이라고 밝혔다.

플레이넷에는 현재 13개 게임 전문 미디어가 제휴를 통해 네이버에 게임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올 연말까지 30개, 내년 말까지 총 100개 이상의 게임을 서비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수익 배분은 기존의 온라인게임 채널링 서비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게임 개발사와 NHN이 7:3 정도로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네이버 포털의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에는 영화, 음악, 만화, 게임이 있다. 하지만 게임 카테고리만은 일관된 정보 섹션이 없는 상태다. 플레이넷은 앞으로 네이버의 게임 관련 종합 정보 섹션을 담당하게 된다. 물론 플레이넷이 네이버 안에 종속된 브랜드는 아니다. 네이버, 한게임, 주니어 네이버, 해피빈, 미투데이와 함께 NHN이 내세우는 독립 브랜드로 운영된다.

NHN이 게임 채널링 사업에 나섬에 따라 유독 관심을 보이는 게임업체들이 있다. 게임업계에서 개발력을 인정받았지만 마케팅과 홍보 수단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들이 플레이넷 론칭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홍보, 유통, 마케팅, 유저 유치라는 단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네이버라는 플랫폼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 가입자가 약 3400만 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플레이넷의 채널링 서비스를 통해 어마어마한 유저층을 공략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NHN은 플레이넷을 론칭한 후 주력 게임 브랜드인 한게임은 퍼블리싱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NHN의 게임 사업은 퍼블리싱(한게임)과 채널링(네이버)이 분업 구조를 이루게 될 전망이다.

NHN은 PC게임 채널링 사이트인 플레이넷(위)과 스마트폰 게임(아래)의 선전에 힘입어 게임업계 선두 수성에 나섰다.

‘스마트폰 게임 1위’ 위해 1000억 베팅

NHN은 PC 게임 외에도 스마트폰 게임 시장으로 투자의 폭을 넓힐 방침이다. NHN의 게임 브랜드인 한게임은 최근 스마트폰에서도 잘 나가고 있다. 아이폰용으로 출시한 사천성과 신 맞고 베타의 경우 애플 앱 스토어 출시 12시간 만에 무료 게임 앱 부문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금도 앱 스토어 최다 판매 순위에서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게임이다.

채유라 한게임 모바일사업담당 부장은 “내년이면 전 국민의 20%가 스마트폰을 쓰게 될 것”이라면서 “다양한 연령층이 모바일, 특히 스마트폰을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게임의 목표”라고 전했다.

채 부장은 최근의 모바일 게임 시장 변화에 대해 “싱글 다운로드 게임 중심의 시장이 멀티 온라인 게임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 부장은 “2011년 말까지 PC 게임 시장은 물론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도 선두를 유지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전략을 내놓겠다”면서 “기존의 온라인 게임 기반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도 확고한 기반을 다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게임을 이끌고 있는 정욱 대표대행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라면서 “최근의 시장 트렌드를 감안해 통 큰 베팅을 결심했다”고 최근 밝혔다. 정 대표대행은 “한국과 일본에서 동반 1위 석권을 목표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벌여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게임은 내년 400억 원을 우선 투자하는 등, 향후 3년 간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1000억 원을 투자하여 내년까지 스마트폰 게임 유저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는 것으로 목표로 사업을 벌이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현재 한게임 내부에 100명 정도의 스마트폰 게임 개발 인원을 보충했다. 또 150명 규모의 스마트폰 게임 전문 개발사도 만들기로 결정했다. 모바일 게임업체를 인수하는 것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NHN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공염불에 그칠 우려가 있다”고 걱정하는 눈치도 있다. 하지만 NHN 측은 “계획대로 전략을 수행해 게임시장에서 반드시 1위를 고수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네이버 포털에서 연이어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NHN. 이번에는 게임시장에서도 적시타를 때려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코노믹리뷰 정백현 기자 jjeo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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