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삼성전자가 내년 2분기 독자 리눅스 운영체제인 SLP(삼성리눅스플랫폼)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전세계에 출시한다. 이를 시작으로 삼성은 SLP를 기존 '바다'와 함께 삼성 스마트 기기 플랫폼의 양대축으로 육성할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내년 2분기 SLP기반 스마트폰을 전세계 주요 이동통신사에 공급한다. SLP는 삼성이 리눅스 모바일 운영체제인 리모를 기반으로 개발한 독자플랫폼이다. 리모재단에는 유럽의 보다폰과 텔레포니카, 오렌지, 일본 NTT도코모, 미국 버라이즌, 한국 SK텔레콤 등 전세계 굴지 이동통신사가 참여하고 있다.

삼성은 내년초 열리는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SLP 기반 시료폰을 개발해 사내에서 테스트중이며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 못지않은 안정성과 처리속도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리눅스 개발자 생태계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이를 위한 개발툴킷 배포 등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엔드류 쉬키어 리모재단 국제 비즈니스개발담당 임원도 19일 한국리모진흥협회 주최 행사에서 "내년 2분기 새로운 '리모4' 기반 단말이 전세계 복수의 이동통신사에 출시되며 이에 기반한 애플리케이션들도 회원 이통사와 제조사 자체의 앱스토어를 통해 내년중 선보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2009년 유럽 이통사인 보다폰을 통해 첫 리모기반 단말인 '360H1'을 출시한 바 있으나 이는 초기 버전으로 실험적 성격이 강했으며, 큰 반향을 얻지는 못했다.

세계 2위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독자 리눅스폰을 출시하게 되면 현재 노키아(심비안)와 애플(iOS), RIM, 구글(안드로이드)이 4분하는 스마트폰 플랫폼 분야 판세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은 특히 SLP를 이달 중 리모재단의 표준플랫폼으로 기증할 예정이며 이는 차세대 '리모4(코드명 아르곤)'의 근간이될 예정이다. 삼성으로선 윈도모바일-안드로이드와 함께 3대 개방형 플랫폼중 하나인 리모를 품는 것이다.

리모는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업자, 소프트웨 업체들이 주축이된 비영리 오픈모바일플랫폼 개발기구다. 개발 주체가 특정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데다 소스 코드를 무료로 공개하고 기기 및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개발과 배포 등이 자유롭다. 한때 회원사간 의견 불일치로 침체되었으나 애플-구글에 대한 이통사들의 견제심리가 커지는데다 삼성의 가세로 최근 활기를 띄고 있다.

삼성은 내년초 SLP용 개발키트를 공개하는 등 사실상 바다를 능가하는 대안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SLP가 기기에 최적화된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오픈소스 기반으로 UI개발이 유연한데다 부팅속도나 가속 성능, 다양한 사이즈의 화면지원, 4G 통신기술인 LTE(롱텀에볼루션) 지원까지 가능해 경쟁 플랫폼에비해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SLP를 차세대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이나, TV, 캠코더 등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의 플랫폼으로 확대적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결국 구글과 애플 등 추구하는 멀티(N) 스크린으로의 확장을 염두에 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독자플랫폼인 바다와의 관계다. 바다는 SW와 콘텐츠 서비스를 위해 만든 MSC(미디어솔루션센터)가 SLP는 셋트 부문인 DMC연구소가 각각 개발했다.
삼성관계자는 "바다와 SLP 모두 장점이 있고 어느 쪽에 더 비중을 쏟을 지는 최고경영자(CEO)가 결정할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성훈 기자 search@

2009 3Q 2010 3Q

심비안 44.6% 36.6%

안드로이드 3.5% 25.5%

iOS 17.1% 16.7%

RIM 20.7% 14.8%

윈도모바일 7.9% 2.8%

리눅스 4.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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