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현대건설 채권단이 현대그룹에 자금조달 출처를 밝히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채권단은 23일 현대건설 공동매각주간사를 통해 현대그룹이 제출한 자금조달증빙 중 현대상선 프랑스 현지법인이 제출한 바티시스은행 예금에 대한 내용의 소명을 요청했다.

현대그룹은 5조5100억원에 달하는 현대건설 인수자금 중 일부를 현대상선의 바티시스은행 예치금 1조2000억원으로 조달하겠다고 밝혔으나, 현대상선의 자산규모가 33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며 예금의 출처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실제로 예치금이 존재하는지, 순수 예치금이 아니라 외부차입 등 다른 조건이 있는지 여부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채권단은 동양종금증권과 체결한 콘소시엄계약서의 풋옵션에 대한 내용도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금융업계에서는 동양종금이 지주회사 자금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부담으로 인해 대출여력이 많지 않다며, 이번 대출의 배후에는 풋백옵션 조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채권단은 이번 소명이 "우선협상대상자의 선정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소명을 받기 전까지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소명 제출 기한은 내일 오전까지다.

한편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공문을 통해 채권단 측에 충분히 설명했고 자금조달 관련 증빙 서류를 첨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그룹을 선정한 채권단의 심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대상과 관련, 필요하다면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력 대응 의지를 비췄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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