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북한의 서해 연평도 도발과 관련, 우리 군에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다시는 도발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응징을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밤 서울 용산에 위치한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아직도 북한의 공격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볼 때 추가 도발도 예상이 되므로 몇 배의 화력으로 응징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홍상표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교전수칙은 물론 지켜야 한다. 하지만 민간에 대한 무차별 포격을 가하는 상대에게는 이를 뛰어넘는 대응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사태와 같은 중대한 도전에 대해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자세를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북한의 도발은 대한민국의 영토를 침범했다고 볼 수 있다. 오늘과 같은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은 대단히 중대한 사안이다"며 "우리 군은 성명발표와 같은 행정적인 것보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백번의 성명보다 행동으로 대응하는 것이 군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다시 말하지만 민간에 대한 공격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인도주의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면서 "그동안 우리는 북한을 인도적으로 지원을 해왔다. 인도적 지원을 하는 대한민국에 무차별 공격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북한을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군은 교전수칙에 따라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상대방 피해도 우리의 화력으로 보아 상당히 컸을 것으로 추측한다"면서 "안타깝게도 해병대 두 병사가 생명을 잃었고, 민간에도 큰 피해가 났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국민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노리는 세력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자세로 임할 때 국민이 군을 신뢰하게 된다"면서 "군은 비상경계를 유지하면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철저한 각오로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다시 말하지만 군은 다른 생각 할 것 없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대응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연평도와 백령도 일대에 군사 시설이나 화력을 대폭 보강하도록 하라"고 지시하고 "주민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시설을 좀더 점검해서 조속히 대비하라. 그래야 연평 백령 주민들이 군과 정부를 믿고 살아갈 수 있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피해 상황에 대해 군에서도 복구를 서둘러서 해주고 해병대원 두 명의 장렬한 전사에 대해서도 나라를 위해 희생한 장병들은 잊지 않고 정부가 끝까지 보살핀다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월트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화상으로 보고를 받고 "나는 이번 북한의 민간에 대한 도발은 용서받지 못할 행위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1차 도발에 응징했지만 또 한번 도발하면 한·미가 힘을 모아 다시는 도발하지 못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번 북한의 민간에 대한 무차별 공격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야 하겠지만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면서 "행동은 평화를 지키고 인간의 생명을 지킬 때 정당성을 가진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소집해 이번 도발사태 상황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직접 화상을 통해 현장상황을 보면서 전투지휘를 했다. 회의가 끝난 후에도 늦은 밤까지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 천영우 외교안보수석 등 참모들과 함께 자리를 지키며 실시간으로 안보 동향을 점검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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