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하나금융지주가 24일 오전 외환은행을 4조7000억원 가량에 인수하기로 최종 확정한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8시 서울시내 모처에서 이사회를 열고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사회 직후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과 김정태 은행장은 오후 1시 영국 런던으로 출국,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과 만나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사회에서는 구체적인 인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식 등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25일 금융위원회에 해당 안건에 대한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은 이사회 후 국내에 남아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외환은행 인수가 확정됐음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론스타측과의 보도 시점을 맞추기 위해 잠정 연기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론스타측에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사인이 이뤄지기 전에 공표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해왔다"며 "따라서 공식 발표 시점은 25일(한국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인수하는 가격은 4조7000억원 안팎에서 확정됐다. 다만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6.25%까지 감안하면 인수 대상 지분 규모가 57.27%로 늘어나 인수자금은 5조원 대로 늘어날 수 있다.

하나금융은 유상증자 대신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 후 상환우선주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인수 자금을 조달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경우 주력 자회사인 하나은행의 자본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있다.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차입으로 재무건전성이 나빠질 위험이 있는지 살펴본 뒤 자회사 편입을 승인해 준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부채비율, 이중 레버리지 비율, 지주회사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지표를 통해 자본건전성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의 승인 과정이 3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 시점은 내년 2∼3월께가 될 전망이다.

한편,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후 당분간 '1지주-2은행' 개별 은행 체제를 유지하고 '외환은행' 명칭도 그대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 사례를 롤모델 삼아 진행하겠다"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서로 마음이 통할때 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 통합은 인수 이후 2~3년 후 쯤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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