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외교통상부가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 개최 제안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는 12월 상순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를 개최하자는 중국의 제안에 유의할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 북한이 경수로 건설 현장 및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데 이어 연평도 포격 도발로 6자회담 재개 여건 조성을 위한 관련국들의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 현 상황을 감안할 때,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 개최는 매우 신중하게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외교부측은 "6자회담을 통한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여건 조성이 우선돼야 하며, 이를 위해 남북대화를 위시해 6자의 틀 내에서 각종 양자/다자 차원의 협의를 추진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외교부는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재차 촉구하며 앞으로의 대응 방향에 대해서는 6자회담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저녁 7시경부터 세종로 외교통상부 기자실에서 백브리핑 시간을 가졌다.

당국자는 중국측 제의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향에 대한 질문에 "최근 연평 포격 등이 6자회담 재개 요건에 부정적"이라면서도 "여러 측면에서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기본적으로 남북대화 등이 가장 우선적인 입장"이라면서 "우리의 기본 입장과 중국의 주장을 종합해서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에 6자회담 제의만 한 것은 외교적 결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대답을 피한 당국자는 "이런 상황에 대해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 6자회담 의장국을 맡고 있는 중국과의 소통은 중요하다"면서 "충분히 논의했다"고만 답변했다.

미국측과의 입장 차이에 대한 질문에 "미국과는 항상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일정한 공감대가 있다"고 대답했다. 연평도 사건에 관한 중국측의 입장에 대해서 "다루지 않았다"라면서 "(천안함 이후) 중국측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지만 새로운 것은 없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관련국들과 협의도 없이 6자회담 얘기를 꺼낸 것은 중국의 '정치쇼' 아니냐고 지적한다는 의견에 대해 "거기까지 해석은 못했다"라고만 설명했다.

만약 6자회담이 열릴 경우 연평도 문제를 논의하게 되느냐는 질문에 "우리로는 어떤 자리가 생길 때 어떤 게 우리에게 유리할 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라고 대답했다.

우리 정부가 중국에 북한의 압박을 요청했지만 이번 회담 제의는 사실상 우리 정부를 압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누구의 입장도 영원불멸은 아니다"라면서 "변화할 수도 있고 여지를 두고 대화를 해야한다"고 답했다.

황상욱 기자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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