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이끈 김종훈 통상교섭분부장이 7일 한미 FTA 협상결과 국회 보고에 앞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김 본부장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전체회의에서 진행된 한미 FTA 협상결과 보고에서 '재협상은 없다'고 한 과거 자신의 대한 의원들의 사과 요구와 질책을 받았다.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김 본부장은 정부와 국회의 신뢰를 추가협상 과정에서 실추시킨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과 국회에 대한 입장과 유감, 사과의 뜻을 먼저 표하고 (협정 결과)보고를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이에 대해 "다소 가설적인 내용이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미국측이) 물리자 한다면, 저는 또 다시 재협상이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갖고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나간 이야기가 됐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추가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깊이 해량해 달라"고 주문한 것.

당초 기대했던 사과 수위에 못 미치자 여야 의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반성의 기미가 하나도 없다"고 다그쳤고, 김 본부장은 "다른 국민들은 (재협상의)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한 분들도 많이 계신다"며 "그런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맞섰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국민과 국회가 농락당했다"고 질타했다.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본부장을 엄호하기도 했다. 김충환 의원은 "당연히 협상에 나가는 당사자로서는 고칠 수 없다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이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며 "다만, 국민이 요구한 기대에 충분히 하지 못한 것에 사과할 수 있지만 국회를 속였다는 것은 도에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남 위원장은 여야 의원들의 공방이 계속되자 "추가협상은 없다고 말했음에도 (협상을 진행)하게 된 협상단 대표로서 절차에 대해서는 분명히 국민들께 송구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 옳다"며 "또 가설적인 상황이 온다면 한 자도 고치지 않겠다고 한다면 또 다른 추가 협상의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 더더욱 부적절한 답변"이라고 거듭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김 본부장은 "추가협상을 하게 된 것은 재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것과 상당히 다른 결과이고 죄송하다"며 "다만 불가피한 사정은 해량해 달라"고 한 발 물러섰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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