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지난 해 상승세를 보였던 재건축시장이 올해 들어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2010년(1월1일부터 12월10일 기준) 전국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3.63%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3.92%로 하락세를 보인 반면 지방은 2.47%의 상승률을 보였다.

수도권 재건축시장은 2008년부터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08년 -12.79% 하락세를 보인 재건축시장은 이듬해인 2009년 17.62%로 급등했지만 올해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단 지방은 2008년 이후부터 꾸준히 상승세다.

◆ 서울 -3.53% 하락, 송파구 -7.27%로 가장 커

올해 서울 재건축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3.53%를 기록했다. 구별로 살펴보면 송파구가 -7.27%로 가장 컸으며, 그 뒤로 용산구(-5.90%), 영등포구(-4.91%), 동작구(-4.73%)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또 강동구(-4.67%) 및 강남구(-4.72%)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강남권에서는 유일하게 서초구만 1.73%의 상승세를 보였다.

송파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등락폭이 매우 컸다. 2008년 금융위기를 맞아 재건축시장이 좋지 않을 때에는 -19.58%로 서울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반대로 시장이 좋았던 2009년에는 강동구(25.46%)에 이어 23.46%로 두번째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용산구는 국제업무지구 조성사업이 사업시행자간 마찰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는 등 대규모 호재가 흔들리자 기대감에 투자했던 매물이 다시 시장에 나오는 분위기다. 이촌동 한강맨션 89㎡가 2억원 가격 하락을 보이면서 11억2500만원의 시세를 보였다.

영등포구는 여의도동 중심으로 재건축 아파트가격이 하락했다. 여의도동 일대는 부동산시장이 침체돼 있는 가운데 재건축사업추진 역시 특별히 진행되는 것이 없다보니 재건축 거래가 매우 적었다. 거래가 쉽지 않자 급한 매도자들이 매도호가를 낮춘 것이 시세로 반영됐다. 여의도동 시범 119㎡가 1억5000만원 하락한 10억3000만~11억원, 미성 85㎡는 5500만원 하락한 7억6000~9억5000만원의 시세를 보였다.

강남권에서 유일하게 서초구가 플러스 변동률을 보이면서 불황에도 선방했다. 서초구에서는 반포동 한신1차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관리처분인가 무효소송으로 중단됐던 재건축사업이 지난 12월 초 임시조합원총회를 통해 다시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자 사업기대감이 커졌다. 92㎡가 1억7500만원 오른 15억3000만~16억5000만원이다.

◆ 경기, 인천 각각 -6.39%, -0.24%로 모두 하락세

경기도에서는 용인시가 -13.03%로 하락세가 가장 컸다. 뒤를 이어 의왕시(-9.09%), 성남시(-8.48%), 과천시(-7.49%)가 하락세를 보였다.

용인시는 유일하게 재건축사업을 하는 신갈동 신갈주공 가격이 빠지면서 하락폭을 키웠다. 강남 등 재건축시장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용인시 일대 많은 입주물량이 지역 부동산시장에 악재를 불러왔다. 신갈동 신갈주공 49㎡가 연초대비 4000만원이 빠져 2억3000만~2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성남시는 부동산 경기 탓도 있지만 LH공사에서 성남시 재개발을 포기함에 따라 매수세가 크게 줄어든 것이 재건축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저렴한 급매물도 등장했지만 거래로 이어지지 못하고 쌓이면서 시세도 조정되고 있다. 신흥동 신흥주공 102㎡가 5750만원 하락한 5억3000만~5억6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과천시는 강남재건축 시장침체에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용적률이 하향조정되면서 매매가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다만 과천종합청사 세종시 이전 등은 매수세에 아직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중앙동 주공1단지 59㎡가 6500만원 내린 6억7000만~7억원, 원문동 주공2단지 59㎡가 8500만원 내린 7억4000만~8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 지방은 꾸준히 상승세 이어가

2010년 지방은 2.47%의 상승세를 보였다. 주요지역으로는 일반 아파트시장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 부산, 경남, 대전지역으로 각각 2.35%, 4.86%, 1.19%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참고로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인 지역은 광주로 15.25% 올랐다. 재건축 단지가 많지 않은 가운데 서구 화정동에 위치한 화정주공이 10월 환경영향평가로 인해 1000만원 오른 것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주요 원인이 됐다.

부산의 재건축 시장은 아파트시장의 영향으로 상승 중이다. 전 지역에 걸쳐 전세물량이 부족한데다 매매가머저 상승해 재건축 단지들도 호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어 거래가 어렵다. 해운대구 반여동에 위치한 왕자아파트 82㎡는 2000만원 오르면서 1억4000만~1억5500만원 시세를 보였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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