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충남 부여의 한 오리 농가에서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살처분에 나섰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충남 부여군 규암면 노화리 소재 오리 농장에서 검출된 AI H7항원에 대해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저병원성 AI(H7/N2)로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검사는 오리에 이상 증상이 있어 신고된 것이 아니라 '2010년 AI 상시예찰계획'에 따라 정기적으로 실시 중인 검사에 따른 것"이라며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해당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는 육용오리(71수) 등 총 110수를 긴급 살처분 했다"고 설명했다.

저병원성 AI는 고병원성 AI와 달리 인체 감염 위험성과 전염성이 매우 낮다. 저변원성 AI의 유형은 총 144종이 있으며 이 중 유형이 'H5' 또는 'H7', 단 2종 만이 전염성이 높은 고병원성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나머지 142종의 저병원성 AI는 위험성이 없다는 얘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H5' 또는 'H7' 유형을 3~6개월 방치할 경우 전염성이 높은 고병원성으로 변이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때문에 지난 2008년 이후부터는 AI 'H5', 'H7' 발생시 해당 농가에 대해서만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지난 1996년 경기 화성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아직 저병원성 AI가 고병원성으로 변이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외국에서도 미국(1983), 멕시코(1994), 이탈리아(1999), 칠레(2002) 등 단 4건만이 고병원성으로 변이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철새들이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가을부터 조류인플루엔자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방역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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